기업·게이단렌 관계자도 참석… 초·중·고 교육과 대입제도 모두 바꾸기로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보다 학생들 '능동적 학습' 유도
지역별로 '슈퍼티처' 뽑아 교사들에게 학습방법 전수
[ 이현진 기자 ] 대입제도를 포함해 교육개혁은 전 세계의 화두다. 일본만 해도 2020년부터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초·중·고교 교육과정과 대학 입시를 동시에 바꾸는 ‘신학습지도요령’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학부모 단체·시민단체·기업 사장 및 임원진·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여해 작년 말 발표 전까지 무려 2년간 총 219회, 443시간 회의를 했다.
◆ ‘액티브러닝’ 도입하는 일본
신학습지도요령의 목표는 ‘급격한 사회적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미래 동력으로 필요한 자질과 능력을 준비할 수 있는 학교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일본 정부는 ‘액티브러닝(능동적 교육)’을 제시했다. 지금까지는 교사가 가르치는 내용을 암기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면 이제는 본인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설득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게 정부의 의지다.
최근 신학습지도요령에 대비해 영어수업 방식을 바꾼 요코하마시립 나카니시중학교가 대표적인 사례다. 교사는 큰 틀만 제시하고 나머지는 조를 짠 학생들이 토론을 거친 뒤 발표하는 방식을 채택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학생이 자신의 언어로 다른 학생을 가르치도록 하는 것이 이 학교 교육의 핵심이다. 하라가와 리에 교장은 “주체적으로 대화해 보다 깊은 지식을 습득한다는 것이 문부과학성의 가이드라인”이라며 “학생들이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방식이 일방적인 주입보다 이해력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액티브러닝이 효과적으로 스며들도록 일본 정부가 가장 고심하고 있는 부분은 교사의 자질 향상이다. 학습지도요령을 학교에 전달하기만 한 문부성이 이번에는 ‘가르치는 방법’을 바꾸기 위해 학교와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원책은 교직원지원기구를 통해 각 지역의 ‘슈퍼티처’라고 불리는 교사가 강사로 나서는 세미나를 여는 것이다. “공무원의 언어가 아니라 교원의 언어로 교사에게 수업법을 전수하는 것”이라는 게 문부성의 설명이다. 우수 학교의 경우 전국 공개수업을 100회 넘게 진행하고 있다.
◆대입 영어시험은 민간에 위탁
이번 개편안이 ‘역대급 교육개혁’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초·중·고교 교육과정과 대학입시가 함께 개편되기 때문이다. 1958년부터 10년 주기로 학습지도요령 개편이 이뤄진 이후 대입안까지 동시에 바뀌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하라 쓰토무 마치다고교 교사는 “사회가 바뀌고 있다는 식의 이상적인 이야길 백날 늘어놔 봐야 결국 교사들에게는 입시가 목표”라며 “개편 시기가 엇갈려 있던 입시와 학교 교육과정을 맞춰서 바꾼 것은 이 같은 간극을 메우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대입 제도의 큰 틀은 객관식으로만 이뤄진 센터시험에 서술형 문제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수험생이 되는 2020년부터 국어와 수학에 적용한다. 문제당 80~120자로 써야 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고교 교육과정 개편과 함께 내년 3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대입 영어시험도 바뀐다. 영어는 ‘한국에 뒤처졌다’는 위기의식이 강하다. 기존 독해·문법을 평가하는 데서 듣기·말하기·쓰기·읽기 4기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눈에 띄는 것은 토익 등 평가를 민간에 위탁하는 점이다.
이시다 유기 교육과정기획실 전문관은 “영어를 쓰고 말하는 것은 표현력을 강화하기 위한 액티브러닝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요코하마=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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