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 정체·신사업 부진… 고민 깊어지는 영원무역그룹

입력 2017-11-29 17:46   수정 2017-11-30 15:59

영원무역홀딩스 영업이익
2014년 정점 찍은 후 감소세

2년 전 뛰어든 자전거 사업
손실 확대로 영원무역 '부담'

2세 경영인 성래은 사장 '시험대'



[ 김익환 기자 ] ▶마켓인사이트 11월29일 오전 11시31분

아웃도어 의류 ‘노스페이스’로 유명한 영원무역그룹이 실적 부진을 타개할 ‘돌파구’를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웃도어사업이 “성장 한계에 달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신성장동력으로 선택한 자전거사업에서도 손실이 쌓이고 있다.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하고, 증권사들이 목표를 잇달아 낮추는 등 시장 평가도 좋지 않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영원무역그룹 지주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는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으로 1조7504억원의 매출과 166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2% 늘었고, 영업이익은 0.8% 줄었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영업이익은 2014년 235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2309억원), 작년(2010억원)에 잇따라 감소했다. 주력 브랜드인 노스페이스 판매가 예년 수준을 밑돌면서 올해 실적도 작년과 비슷하거나 작년에 못 미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자회사인 영원무역이 2015년 3월 총 1582억원을 들여 경영권을 사들인 세계적 자전거업체 스캇코퍼레이션(스캇)은 손실이 쌓여가고 있다. 스캇은 작년에 27억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에도 3분기까지 누적으로 34억원의 순손실을 내 영원무역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전기자전거가 세계적으로 인기몰이하면서 산악자전거(MTB)를 앞세운 스캇이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DB금융투자는 아웃도어사업 성장 여력이 크지 않다며 영원무역홀딩스의 목표주가를 6만9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낮췄다. 영원무역도 비슷한 이유로 증권업계의 목표주가 평균치가 한 달 전(4만5911원)보다 5.1% 하락한 4만3560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영원무역홀딩스와 영원무역은 각각 900원(1.56%)과 50원(0.15%) 떨어진 5만6900원과 3만3650원으로 장을 마쳤다.

그룹 주력 계열사의 실적과 기업가치가 정체되자 영원무역홀딩스를 이끄는 2세 경영인 성래은 사장(39)이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지 자본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의 3녀 중 둘째 딸인 성 사장은 2016년 3월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명문 기숙학교인 초트 로즈마리홀과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성 사장에 대한 재계와 시장의 관심이 높다”며 “정체에 빠진 회사에 어떤 ‘성장 스토리’를 덧입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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