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후보물질 '이지미로틴'
환자 15명에게 투약 효과
"2018년 본격적으로 기술 수출"
[ 한민수 기자 ] “신약 후보물질 이지미로틴의 임상 2a상에서 황반부종 증상을 완화하는 효능이 있다고 추정할 만한 중간 결과가 나왔습니다.”
유원일 아이진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 가양동 본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프랑스에서 진행 중인 임상 2a상에서 15명에게 투약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이 회사는 사람에서 유래한 물질을 이용해 당뇨성 망막병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임상 2a상은 30명의 환자가 대상이다. 10명씩 세 그룹으로 나눠 후보물질 이지미로틴 1㎎과 2㎎, 위약을 투여해 효능을 비교할 계획이다. 임상 2a상은 2015년 시작했다. 당뇨성 망막병증의 주요 증상인 황반부종에 대한 효능 입증이 목표다. 당뇨성 망막병증은 지속적인 고혈당과 대사 이상으로 망막의 미세혈관이 손상돼 나타나는 당뇨병의 주요 합병증이다. 당뇨병 환자의 약 25%가 망막병증을 동반한다.
유 대표는 “이지미로틴의 근원 물질인 EGT022는 손상된 미세혈관 구조를 정상화해 망막병증 진행을 막는다”며 “기존 혈관생성억제제인 로슈의 루센티스와 리제네론의 아일리아와는 치료 방법이 다른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초 일정보다 늦어진 이지미로틴의 임상 2a상이 내년부터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준 루센티스와 아일리아의 황반부종 적응증 확대 임상이 완료됐고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당뇨성 망막병증 환자의 임상 참여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혈당 관리를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가 많다”며 “아이진은 저용량 아스피린과 이지미로틴을 함께 투약하더라도 안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후속 시험을 수행하고 유럽의약품청(EMA)에 임상 계획 변경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진은 내년 초 임상 계획 변경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상 2a상이 끝나면 본격적인 이지미로틴 기술수출 협상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지미로틴은 스위스에서 전임상, 네덜란드에서 임상 1상을 하는 등 세계 시장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그는 “이지미로틴의 임상 2a상은 내년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진은 자궁경부암 백신 후보물질의 기술수출 협상도 하고 있다. 유 대표는 “당뇨성 망막병증 치료제는 물론 국내에서 임상 2상 중인 욕창 치료 연고제도 내년까지 임상을 종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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