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27일 북한 동태 보고받고
합참의장에 타격훈련 권한 위임
[ 손성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전날인 28일 오전 정부당국이 사전 징후를 포착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릴 것을 지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29일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어제 오전 현안을 점검하는 차담회 시간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임박했음을 국민께 알릴 것을 지시했다”며 “우리 정부가 사전에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만큼 국민께 상황을 미리 파악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알려드리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지시에 앞서 27일 오후 6시33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 지·해·공 합동 정밀 타격훈련을 하는 권한을 합참의장에게 위임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밤 10시30분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북한 도발 움직임에 대한 대면 보고를 받은 것을 포함해 29일 오전 6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 소집 전까지 모두 다섯 차례의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 당일 전화통화를 한 것과 관련, “북한이 75일 만에 도발한 것은 새로운 국면으로 가는 상황의 변화일 수 있는 만큼, 양국 정상이 빨리 통화하면서 이에 긴밀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당국은 이날 새벽 북한의 추가 도발을 인지한 직후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도발 원점을 타격하는 합동 정밀타격훈련을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이날 오전 3시23분부터 3시44분까지 동해상으로 적 도발 원점까지의 거리를 고려해 지·해·공 동시 탄착 개념을 적용한 미사일 합동 정밀 타격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 발사 뒤 6분 만에 이뤄진 사격훈련에는 육군의 미사일부대,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공군의 KF-16 전투기가 참가했다. 이번 합동 정밀 타격훈련에는 사거리 300㎞ ‘현무-2’ 탄도미사일과 사거리 1000㎞의 함대지 미사일 ‘해성-2’, 사거리 57㎞의 공대지 미사일 ‘스파이스-2000’이 동원됐다. 이지스 구축함에서 ‘해성-2’를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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