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희은 기자 ] 송종욱 광주은행장(사진)의 지점장 시절 별명은 ‘독일병정’이었다. 날이 궂어도, 고객들이 만나주지 않아도 꿋꿋하게 영업 현장을 찾는 업무 스타일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우직한 영업을 유지한 결과는 좋았다. 송 행장이 이끈 광주 금호동 지점, 순천지점, 서울 여의도지점, 서울 본점은 모두 은행 내 실적 1위 지점에 올랐다.
광주은행을 뒤흔들었던 영업왕은 지난 9월 행장이 됐다. 첫 내부 출신 행장이다. 송 행장은 취임 직후 전남·광주 지역과 수도권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동시에 영업을 강화하는 ‘두 갈래 전략’,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춘 핀테크(금융기술) 강화, 중금리·지역특화 상품 출시 등을 선포하며 ‘광주은행 100년 은행 만들기’에 나섰다.
“광주·전남의 은행에서 모두의 은행으로”
광주은행은 지난달 22일 중국 장쑤성 우시시에 사무소를 열었다. 첫 해외 진출이다. 이 사무소를 토대로 중국 지점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송 행장은 “기존 영업 지역이던 광주·전남은행에서는 기반을 다지고, 수도권과 해외 지역에서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두 갈래’ 영업 전략이 새로운 광주은행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갈래 전략의 핵심은 수도권 영업 강화다. 현재 수도권 점포 31곳의 순이익은 광주은행 전체 순이익의 27%가량에 달한다. 송 행장은 이 비중을 절반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지역 시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더 많은 이익을 내려면 신시장을 개척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송 행장은 수도권에서 지향하는 광주은행 이미지에 대해 ‘금융을 잘 알고 패기 있는 청년은행’이라는 표현을 썼다. 송 행장은 “광주은행은 수도권에서는 후발주자이고, 인지도도 낮다는 약점이 있지만 실제로는 49년에 걸쳐 축적해온 금융 노하우가 있는 은행”이라며 “시중은행과 차별화되는 편안한 이미지, 편의성·접근성을 높인 전략으로 수도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려 한다”고 설명했다.
광주은행은 수도권에서 ‘저비용 고효율’ 전략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5명 이하가 근무하는 소형 점포를 건물 2층 이상 자리에 개점하는 방식으로 실현한 것이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이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송 행장은 “수도권 점포 31개 중 27개 점포가 개점한 지 1년 안에 월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한편으로는 은행장과 수도권 영업장 간 ‘핫라인’을 구축해 본사와 수도권 지점의 거리를 좁혔다. 수도권 지점장은 ‘카카오톡’이나 전화로 언제든지 송 행장에게 보고해 결재받을 수 있다. “모든 업무는 최대한 간소화돼야 한다”는 송 행장의 뜻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내년도 디지털본부 설립… ‘모바일은행’ 출사표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 등 변화하는 금융시장 환경에도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송 행장은 “올해 말 조직 개편 때 디지털본부를 신설해 보다 체계적인 핀테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광주은행은 지난 9월부터 새로운 스마트뱅킹 시스템을 적용해 보다 신속하고 편리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등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놓은 회사와의 송금업 제휴를 통해 다양한 비대면 상품을 출시·개발 중이다.
내년에는 한 단계 진보한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송 행장은 “설립 50주년인 내년을 맞이해 철저한 디지털은행으로 거듭날 계획”이라며 “지역 간 경계가 없는 핀테크 시장은 지방은행에 훌륭한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 절감과 고객 편의성을 동시에 도모하기 위해 대대적인 ‘페이퍼리스(Paperless) 영업’ 체계 도입도 추진 중이다. 아파트 중도금 대출현장 등에서는 내년 초부터 직원들이 고객 스마트폰을 통해 직접 대출 상담·신청을 진행한다. 다른 영업 현장이나 지점에서도 이 같은 ‘스마트폰 영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중금리 시장에서 틈새 영업
광주은행은 시중은행들이 좀처럼 진입하지 않는 중금리 대출시장, 지역 시장 등에서 ‘틈새 영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송 행장은 “재작년부터 판매 중인 ‘더 드림론’과 같은 4~7등급 중신용자 전용 대출상품을 더욱 폭넓게 늘릴 계획”이라며 “적금에 가입한 뒤 지정한 여행사를 통해 여행을 가면 비용을 10% 할인해주는 ‘하나투어 여행스케치적금’처럼 이색 상품도 꾸준히 출시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역 특화 상품도 보다 다양화한다. 송 행장은 “순천·광주 등 지역마다 각기 다른 이름과 디자인을 적용하고, 이용할 때마다 사용액의 일정 금액을 해당 지역에 환원하는 ‘광주·전남애(愛) 사랑카드’(가칭)를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이라며 “수도권 시장에서도 해당 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한 특화 상품 출시를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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