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산실인 고등교육기관의 생명은 자율성이다. 우리나라처럼 정부가 나서서 ‘공교육 정상화’를 명목으로 학생선발 자율권을 침해하고, 교육비 부담 경감을 이유로 입학금과 등록금을 폐지하거나 내리라고 압박하는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면 지원금을 줄이겠다는 식이니, 대학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갈 수밖에 없지만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무엇하나 제대로 결정 못 하고, 투자여력도 없는 대학에 인재육성과 학문적 성과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것이다.
세계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고 있다. 기존 관습과 관행이 혁파되면서 산업 간 융합을 통해 지식기반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인재 육성이 시급하다. 지금과 같은 규제 일변도로는 4차산업을 선도할 핵심 인재 키우기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각 대학이 건학(建學)이념에 맞게 학사제도를 운영하고, 각기 역량에 맞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규제를 푸는 게 대학은 물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다. 대학을 규제의 대상으로 삼는 한, 더 이상 대학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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