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공간의 무기화'
레이건 시절 전략 재추진
북핵 위협 대응도 주목
[ 김동윤 기자 ]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새로운 국가안보 전략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악시오스 등 미국 언론들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새 안보 전략에는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대응이 주요 내용으로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는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중심으로 한 NSC 구성원이 행정부 내 외교·안보 라인의 동의 아래 새 안보 전략 초안 작성을 거의 완료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새 전략의 주요 내용을 승인했다고 악시오스는 덧붙였다.
새 안보 전략은 갈수록 확대되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강화를 견제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열린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2050년까지 세계적 지도국가로 부상하겠다며 사실상 미국과의 패권 경쟁을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악시오스는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미국을 경제적으로 이용하고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믿음을 바탕으로 국가 안보 차원에서 경제 경쟁력을 강화하되 특히 중국 경제를 겨냥해 전략을 짰다고 설명했다.
새 전략은 또 첨단기술 위협의 부상에 주목하면서 ‘우주공간의 무기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내용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주공간의 무기화는 냉전 시대였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집권기에 집중한 ‘스타워즈(Star Wars)’ 계획에서 시작된 용어다. 북한이 미국 본토 도달을 목표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계속하는 상황에서, 과거 옛 소련의 핵무기 요격을 염두에 둔 스타워즈 전략이 다시 거론되는 것은 결국 북한을 직접 겨냥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새 전략은 미국의 과거 어떤 안보전략보다 ‘본토 안보’에 중점을 뒀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본토 안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반(反)테러 정책의 토대가 될 전망이다.
백악관이 1980년대 후반부터 정기적으로 발표해온 안보 전략은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대외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 간주돼 왔다. 이번 안보 전략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처음 내놓는 것인 데다 임기 첫해부터 이를 완성해 공개하는 것도 이례적이어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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