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직원 2800명 줄였는데…인건비는 왜

입력 2017-12-0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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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이 지난해 2800여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실시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섰지만 정작 인건비는 크게 줄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행원 수는 3분기 기준 1만8110명이다. 지난해 3분기 2만54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1.8%(2430명) 줄어든 것이다.

직원 수가 감소한 배경은 지난해 말 실시한 대규모 명예퇴직 때문이다. 명예퇴직 대상이었던 정규직 직원은 같은 기간 1만9680명에서 1만6904명으로 무려 14.1%(2776명)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직원 급여 지출(퇴직금·해고급여 제외)은 1조577억원에서 9743억원으로 7.9% 줄어드는 데 그쳤다. 직원 2800명을 줄여 830억원을 아낀 셈이다. 일각에선 대규모 감원을 실시하고도 그만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퇴직·해고 급여로만 1조269억원을 사용했다.

KB국민은행은 정규직 직원의 공백을 비정규직 직원으로 채웠다.

정규직 2776명, 14.1%가 감소하는 동안 기간제 근로자는 346명, 40.2% 늘었다. 2015년 600여 명에 불과했던 KB국민은행의 기간제 근로자 수는 지난해 794명, 올해 3분기 1206명을 기록하며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워낙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다 보니 일시적인 수요가 있어 시간제 근무자가 늘어났던 것"이라며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앞서 퇴직했던 퇴직직원들에 대한 재채용도 상당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의 인력 감축과 인건비 사이의 불균형은 오프라인 영업점 축소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명예퇴직자 2800여명 중 절반 이상이 평균 연봉이 높지 않은 영업점의 30~40대 여성 창구 담당 은행원이어서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 측도 "지난해 대규모 퇴직은 비용 절감을 위한 감원이 아닌 제 2의 인생을 열어주기 위한 희망퇴직"이라며 "상대적으로 저임금인 직원들이 많이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직원들의 자연적인 임금 상승분도 고려해야 한다"며 "특별히 인건비가 더 늘어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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