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4세대 원전' 기술도 원자력 선진국 프랑스가 원했다

입력 2017-12-0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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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영국 원전 따냈다

원자력연구원 '성과'

원자로 안전성 검증 SW
프랑스 원자력청과 사용계약



[ 박근태 기자 ] 한국이 제4세대 원전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소프트웨어를 원자력 선진국인 프랑스에 수출했다. 4세대 원전은 3세대 원전보다 안정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린 차세대 원전으로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와 벨기에, 중국, 일본이 주도권 다툼을 하고 있다. 탈원전 바람으로 4세대 원전 개발이 좌초될 것이란 우려를 극복하고 해외에서 기술을 인정받은 쾌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프랑스 원자력청(CEA)과 4세대 원전 원자로와 주변 장치의 물리적 건전성을 평가하는 소프트웨어인 ‘고온평가프로그램(HITEP·하이텝)’의 사용계약을 맺었다고 6일 발표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CEA는 4만유로(약 5300만원)를 내고 앞으로 2년간 하이텝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권한을 갖게 됐다.

한국을 비롯해 각국은 3세대 원전의 한계를 넘어 더 깨끗하고 안전한 4세대 원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은 물보다 냉각 효과가 좋은 소듐을 사용하는 소듐냉각고속로(SFR)와 고온 가스를 사용하는 초고온가스로(VHTR)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존 가압 경수로는 300~320도에서 작동하는 반면 4세대 원자로는 그보다 훨씬 높은 500도가 넘는 온도에서 가동된다. 원자로 압력용기와 열교환기, 배관에 사용되는 주재료인 ‘스테인리스 316’은 온도가 300도까지 올라가도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500도로 올라가면 급격히 물리적 성질이 바뀌며 변형이 생기는 ‘비선형적’ 특징이 나타난다. 이에 맞춰 원자로 소재와 설계를 바꿔야 한다.

원자력연구원은 한국형 경수로와 4세대 원전 기술을 개발하면서 확보한 설계 건전성 분석 기술을 활용해 기존 방식보다 평가에 소요되는 시간을 5분의 1로 줄인 소프트웨어를 제작했다. 미국은 물론 4세대 원전에서 한국과 경쟁을 벌이는 프랑스와 벨기에도 아직 이런 성질을 분석할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도한 이형연 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세계적으로 6가지 모델의 4세대 원자로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며 “4세대 원전을 개발하는 유럽 국가는 물론 국제 공동으로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에 짓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도 활용될 수 있어 수출 전망이 좋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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