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자동차 생산 강국입니다. 도요타자동차, 혼다, 닛산자동차, 미쓰비시자동차, 스바루 등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도 즐비합니다. ‘자동차 왕국’이라는 별칭도 있습니다.
자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것도 사실이지만 일종의 ‘사대주의’적 현상도 없지 않습니다. 소위 ‘럭셔리카’ 분야에선 일본 내에서도 유럽 자동차 회사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은 것입니다.
도쿄 시내에선 최고 번화가가 아니더라도 전시 차량이 즐비하게 놓여있는 롤스로이스와 페라리, 포르쉐, 마세라티 매장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 인기가 있는 외국차 브랜드는 벤츠와 BMW, 아우디의 독일차 ‘3인방’입니다. 중상류층 주거지역을 지나갈 때는 거리에선 일본차 보다는 독일차를 더 자주 보기도 합니다. 벤츠와 BMW, 아우디 차량으로 운전 및 주행 연습을 한다는 광고를 내건 운전면허 교습소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현상은 올해 더욱 강화됐다는 소식입니다. 경기호황을 바탕으로 일본 소비자들이 ‘외제차’에 더 눈을 자주 돌렸다는 설명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자동차수입조합이 발표한 올 11월 현재 수입차 누계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대비 3.6% 증가한 27만4595대라고 합니다. 1997년 이후 20년 만에 수입차 판매 30만대 돌파가 확실시된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11월 판매대수는 전년 동월대비 8.0%나 늘어난 2만5770대에 달했다고 합니다. 월별 기준으로 4개월 연속으로 전년 대비 판매 신장세를 보였습니다.
올해도 독일차를 중심으로 신형 차량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합니다. ‘저가격’대 모델들로 고객층을 넓혔다네요.
폭스바겐의 11월 일본 내 판매대수는 28.6% 증가한 4236대를 기록했습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 (SUV) ‘티구안’과 10월에 발매한 신형 세단 ‘아테온’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합니다.
BMW도 SUV차량 ‘X1’등이 판매를 견인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3.2% 늘어난 4526대를 판매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GLA’모델을 아우디는 ‘Q2’ 등 일본 판매가 300만~400만엔대 차량을 중심으로 신규고객을 개척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여기에 주가상승 등으로 부유층의 구매의욕이 개선된 점 등도 일본에서의 독일차 약진에 한몫했다는 소식입니다. 자국산 제품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세계적인 자동차 강국인 일본에서도 열기가 식지 않는 독일 차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요. 절로 궁금해집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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