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와 종속회사의 바이오 신약 사업 기대 커져
거래소, 투자주의 종목 지정
[ 김동현 기자 ] 통신장비 부품을 생산하는 텔콘의 개인투자자 거래량이 폭증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주업인 통신장비보다 최대주주와 종속회사의 바이오신약 사업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코스닥시장의 ‘바이오 테마주’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실적보다는 신약 기대로 주가가 급등한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텔콘은 7일 코스닥시장에서 50원(0.29%) 오른 1만7250원에 마감했다.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지만 장중 한때 1만9450원까지 치솟아 최근 1년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10월 중순까지 4000~5000원대였지만 이후 4배가량 뛰었다. 지난달 30일 가격제한폭(29.67%)까지 오르는 등 강한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달 이후 189.42% 상승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늘면서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개인은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605억원어치의 텔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날도 거래가 크게 늘어나 거래대금이 5181억원에 달했다. 올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코스닥 바이오주 신라젠(5523억원)에 이어 코스닥시장에서 2위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한 달간 개인의 거래대금 비중이 전체 거래의 96%에 달한다”며 “매매 회전도 잦고 장중 주가 변동률이 큰 종목이어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개인들의 매수세가 몰리는 것은 회사의 최대주주(지분율 9.22%)인 미국 바이오 업체 엠마우스생명과학의 신약 ‘엔다리’ 출시 기대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엔다리는 겸상적혈구빈혈증(SCD) 치료제로 지난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최종 판매 승인을 받았다. SCD 치료제로는 세계 최초로, 소아 환자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텔콘은 지난달 “엠마우스생명과학의 구주 취득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지난 7월에는 엠마우스와 4700만달러(약 514억원) 규모의 의료용 원료(PGLG)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PGLG는 엔다리의 주원료다. 텔콘 관계자는 “2022년까지 5년간 원료를 공급하기로 해 안정적 매출을 확보했다”며 “자동 연장을 통해 총 15년간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텔콘 종속회사인 비보존이 개발 중인 진통제 신약 후보 물질 ‘오피란제린(VVZ-14)’에 대한 기대도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보존은 지난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오피란제린(VVZ-14) 적응증 확장을 위한 국내 임상 2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미국에서 임상 2상도 진행 중이다. 텔콘은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최근 비보존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75만 주를 받았다.
텔콘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328억원, 순손실 17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3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텔콘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날 종가가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하는 데 조금 못 미쳤다”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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