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같은 피자" 30대 주부들에 입소문

입력 2017-12-07 18:17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프랜차이즈 (6) 피자알볼로

피자 도우 개발하던 형제
의기투합해 작은 가게 창업
10년 만에 매장 280개로
"건강한 피자로 100년 갈 것"



[ 김보라 기자 ]
배달 피자는 대표적 패스트푸드 메뉴다. 냉동된 재료를 동네 점포에서 오븐에 구워 집집마다 배달하는 시스템이 대부분이다. 이 시장에서 피자알볼로는 ‘슬로푸드 피자’로 승부해 성공한 회사로 평가받는다. 호텔조리학과 출신인 20대 형제가 2005년 서울 목동 작은 가게에서 시작한 피자알볼로는 현재 280개 매장에 연매출 1500억원을 올리는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이재욱 피자알볼로 대표(40)는 가맹점과의 상생에 힘쓰고 건전한 프랜차이즈 문화를 이끌어온 공로를 인정받아 7일 ‘제18회 한국프랜차이즈대상’에서 최고상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배달피자가 슬로푸드로

피자 프랜차이즈는 정점을 찍고 하락기에 접어들고 있지만 피자알볼로는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공정거래조정원이 발표한 ‘피자 프랜차이즈 비교 정보’에 따르면 가맹점 증가율 1위였다. 가맹본부의 자산증가율과 자기자본순이익률은 각각 116%, 54.6%로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업계 1위였다. 폐점률도 1% 이내, 2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 비율도 30%에 달한다.

피자 프랜차이즈는 인건비와 원재료비가 다른 업종보다 높아 2000년대 중반부터 성장세가 둔화됐다. 피자알볼로가 ‘레드오션’이라 불리는 시장에서 살아남은 비결은 남다른 창업 원칙과 가맹점주와의 상생 정신이었다.

이 대표는 피자회사 도우 연구원으로 일했다. 동생 이재원 부사장도 피자 도우 전문가였다. 이들은 피자가 패스트푸드 음식으로 전락하는 게 아쉬웠다. ‘집밥 같은 피자는 왜 없을까’를 고민했다. 조리의 편리함보다 음식의 본질을 택했다. 인공 효소제 대신 천연 효모로 빵을 발효했다. 첨가제 없는 진도산 흑미로 72시간 발효한 피자 도우, 수제 피클과 3시간 끓인 토마토소스를 개발했다. 피자업계에선 “곧 망할 것”이라고 했다. 기존 프랜차이즈와는 맞지 않는 ‘시간과 품이 많이 드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100년 기업 되겠다”

이런 피자알볼로를 알아본 건 30대 주부들이었다. 그들은 자연스럽고 신선한 맛을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리기 시작했다. 2010년께였다. 입소문이 나자 목동, 마포, 분당, 강남, 동탄 등을 중심으로 가맹점 개설 문의가 쏟아졌다.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이 대표는 매장을 확장하면서도 가맹점주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잊지 않았다. 가맹점을 내려면 이론과 실습 등 한 달간의 교육 과정을 밟아야 한다. 이 대표는 “가맹점을 늘리는 것보다 꾸준히 잘할 수 있는 점주를 까다롭게 모집했다”며 “한 달의 교육 과정에서 이 길이 아니면 다시 생각할 기회를 주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창업 초기부터 가맹점주와의 상생에도 힘썼다. 매 분기 매장 운영에 도움을 주는 강연과 신메뉴 교육, 직원 역량 강화 교육을 하는 ‘장인교육’이 대표적이다. 점주 자녀 장학금 지급, 여름휴가 지원, 점포별 회식비 지원, 상생 토론회 등 본사와 가맹점이 함께할 수 있는 네트워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피자알볼로 매장이 있는 주변 상권에서 장사하는 청년들을 위해 전문 강사를 초빙해 교육하는 행사도 한다. 이 대표는 “2025년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며 “100년 가는 한국의 피자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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