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현 정치부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장고(長考) 끝에 감사원장 후보자에 최재형 사법연수원장(61·사진)을 지명했습니다. 최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13기로 경남 진해 출신입니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습니다. 대전지방법원장과 서울가정법원장,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사법연수원장을 지내고 있습니다.
최 후보자와 관련 과거 기사를 찾아보다가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최 후보자는 경기고 재학 시절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등에 업고 등교를 했다고 합니다. 중학교 때 교회에서 만난 친구가 수술 후유증으로 1년 늦게 입학하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친구를 업고 함께 학교에 왔습니다. 두 사람은 1981년 나란히 사법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사법연수원에 들어가서도 최 후보자는 친구를 데리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 친구는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대통령도 학창시절 비슷한 일화가 있는데요. 문 대통령은 고등학생 때 소아마비를 앓는 친구와 함께 소풍을 간 적이 있습니다. 소풍 장소는 회동수원지였는데, 버스 종점에서 회동수원지까지 걸어서 가야 했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의 걸음으로를 한두 시간 걸리는 거리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 친구와 함께 걸어가다가, 침구가 힘들어하면 업어주고 힘들면 쉬다가를 반복해서 그 길을 걸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운명에서 희망으로'란 책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이미 시간은 많이 늦어졌고, 그래서 길가에서 도시락도 먹고 그랬죠. 늦게 도착해서 보니 이미 오락 시간 다 마치고 자유 시간 중이었나 그랬어요. 30분 남짓 지나니까 해산해서 돌아오는 거예요. 갈 때 내가 고생한 걸 다들 알았기 때문에 돌아오는 길은 친구들 여러 명이 손으로 가마 같은 걸 태우고 해서 그래도 수월하게 돌아왔어요.” (끝) /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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