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와 사전 협의 후 추진되는 것
실제 방북 성사 여부는 아직 미지수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도록 설득하기 위해서다.
8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바흐 위원장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관련 논의를 위해 북측과 평양 방문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방북 성사시 이르면 올해 안에 방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의 방북은 한국 정부와 사전 협의 후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10월 이낙연 국무총리를 만나 “IOC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북한과 협의하고 있다”며 “마지막까지 북한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만 출전권을 따냈다. 하지만 참가 신청 시간인 지난 10월 30일까지 참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IOC는 북한이 참가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각 종목의 국제연맹과 협의해 와일드카드를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참가에 따른 비용을 모두 부담하겠다는 입장까지 보이며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북한이 바흐 위원장의 방북을 받아들일진 아직 미지수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방북이 성사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으로 안다”며 “만일 성사된다면 이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의 방북 불발시 IOC 내 다른 인사가 대신 갈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다만 북한이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후 미국 외교관 출신인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의 방북을 수용한 점을 비춰볼 때, 바흐 위원장의 방북이 전격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고, 정상국가로서의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해 바흐 위원장을 평양으로 불러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통일부는 8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흐 위원장의 방북 추진에 대해선 우리 쪽에선 아는 게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통일부 측은 바흐 위원장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통일부의 입장에 대한 질문에 “우리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국제경기연맹 등 다각적인 채널을 통해서 소통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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