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서만 2000% 폭등
유독 한국서 과열 심해
석학들 버블 경고 잇따라 "비트코인은 성공한 사기"
[ 박신영 기자 ]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올 들어서만 2000% 가까이 뛰었다.
8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께 1비트코인당 가격이 2000만원을 돌파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비트코인은 212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올해 초에 비해서도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격이다. 올 1월1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12만9700원이었다. 이후 급등세를 보이면서 11월10일에는 803만원을 기록했고, 12월1일에는 1150만원으로 뛰었다.
비트코인은 전 세계적으로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긴 하다. 미국의 가상화폐 전문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달 30일 1만246달러에서 지난 7일 1만7847달러로 1주일 만에 74%나 올랐다.
하지만 외국에서도 한국의 가상화폐 투자가 유독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21%가 원화로 결제되고 있다. 한국 비트코인 거래 가격은 8일 기준 세계 평균시세인 1860만원보다 260만원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7일 “한국에서 비트코인 열풍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일종의 ‘그라운드 제로(핵폭탄 투하 지점)’가 됐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금융시장에선 이 같은 비트코인 투자 열풍에 대해 저금리로 인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가상화폐 투자로 흘러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 고위험·고수익 상품을 선호하는 한국 금융 투자자들의 특성과 정보기술(IT)강국으로서 비교적 수월한 온라인 투자 환경 등도 이유로 꼽힌다. 비트코인 가격이 아직 정점을 찍은 게 아니라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를 규제한다 해도 투자자들이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로 방향을 바꿀 수 있어서다.
외국에선 이미 비트코인 투자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은 정말로 거품”이라며 “비트코인은 가치를 만들어 내는 자산이 아니어서 가치 판단이 불가능하고 적정가를 전망하는 시도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일갈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도 “비트코인은 사기”라며 “결국 거품이 꺼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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