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운용, 해외 헤지펀드 담는 재간접 공모펀드 내놓는다

입력 2017-12-08 17:46  

자산운용업계 첫 출시
소액으로 헤지펀드에 투자 효과



[ 나수지 기자 ] 삼성자산운용이 소액 투자자도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를 선보인다. 이 펀드엔 국내 우량 헤지펀드는 물론 해외 헤지펀드도 담길 예정이다. 사모재간접 공모펀드에 해외 헤지펀드를 담는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이 처음이다.

◆500만원으로 헤지펀드 투자

8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이달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인가를 받는 대로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목표다.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는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다.

헤지펀드는 최소 가입 금액이 1억원이고, 사모 상품이어서 가입 인원도 49명으로 제한돼 있다. 상당수 헤지펀드는 2억~10억원을 최소 가입 금액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가 접근하기 쉽지 않다. 재간접 공모펀드는 최소 가입 금액을 500만원으로 책정해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통상 5개 이상의 헤지펀드에 투자한다.

삼성자산운용의 재간접 공모펀드엔 6~7개 헤지펀드가 담길 예정이다. 국내 헤지펀드는 물론 공모 해외 헤지펀드에도 투자한다.

국내 헤지펀드의 투자 대상이 대부분 한국 주식에 한정돼 있는 반면 해외 헤지펀드는 투자자산이 다양하다. 다양한 전략과 자산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고루 담아 안정적인 수익을 내겠다는 게 삼성자산운용의 전략이다.

◆“하락장에서도 수익 낼 수 있어야”

이 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반응은 아직 미지근하다. 미래에셋운용이 지난 9월 내놓은 ‘스마트 헤지펀드 셀렉션’의 설정액은 188억원에 머물러 있다. 업계 첫 상품으로 출시 전부터 주목받은 데 비하면 실제 자금 유입 규모는 아쉬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환매가 까다로운 헤지펀드를 여러 개 뭉쳐놓은 만큼 투자 방식이 불편하다는 게 이런 반응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대부분 헤지펀드는 한 달에 한 번 특정일에만 환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간접 공모펀드 매입과 환매 요건도 까다롭다.

스마트 헤지펀드 셀렉션은 매월 10~24일에 환매를 청구하면 24일을 기준으로 20영업일 뒤에야 자금을 손에 쥘 수 있다. 10일에 청구한 고객은 환매까지 한 달가량이 걸리는 셈이다. 매수일도 매달 8일과 23일로 정해져 있다.

환매수수료 역시 비싸다. 스마트 헤지펀드 셀렉션은 가입 후 1년 안에 환매하면 환매금액의 1%, 1~3년에 환매하면 환매금액의 0.5%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이런 점들이 설정 후 수익률이 5.34%로 양호한데도 설정액이 크게 늘지 않은 이유로 지목된다.

이 때문에 KB자산운용은 금감원으로부터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인가를 받았지만 판매하지 않고 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헤지펀드의 성과보수를 펀드에 공정하게 배분하는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면서 개인투자자 수요도 다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상승장에서는 다른 주식형 펀드에 밀려 관심이 덜하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 투자자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여러 개의 헤지펀드를 하나의 공모펀드로 묶어 소액투자자도 가입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 지난 5월 금융위원회가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도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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