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교수는 2013년 8월 발간한 《제국의 위안부》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상식과 다른 주장을 내놓아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일본 민간업자들과 일부 조선인들이 위안부 모집에 협조한 사례를 소개했다. “‘잔혹한 일제가 조선 처녀를 강제 동원했다’는 식의 표피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균형잡힌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자 박 교수에게 “일본 극우세력의 앞잡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박 교수 지지에 동참한 지식인들은 “‘주류 집단의 인식’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연구자를 법정에 세우는 것은 어떤 연구도 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또 “위안부가 제국주의에 동원된 피해자란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한국 검찰은 전체 맥락을 보지 않고 기소했다”고 지적했다. 학자가 거론할 수 있는 여러가지 내용 중 일부만 부각시켜 박 교수를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실추시킨 친일파’로 몰아세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이단시하는 우리 사회의 일방통행식 진영논리와 이성보다는 대중 감성에 호소하는 독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게 하는’ 현상을 낳은 게 아닌지 되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세대·계층 간 대립과 불통을 확산시킬 뿐이다.
역사는 끊임없이 연구되고 재해석된다. 역사적 진실은 학문적 영역에서 치열하게 검증해야 할 문제이지 다수결로 결정할 수는 없다. 국내외 지식인 지적이 《제국의 위안부》 논란을 법정이 아니라 학문적 반론과 논증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이성적 토론의 장으로 되돌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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