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구 기자 ]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출 가운데 대일(對日) 수출 비중은 약 5%에 불과했다. 일본에 대한 투자 비중도 전체의 2%가 채 안 됐다. 뿐만이 아니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연간 200만 명 수준인 데 비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700만 명에 육박했다. 5000만 한국인이 7명 중 1명꼴로 일본에 갔지만 1억2000만 일본인은 60명 중 1명만 한국에 왔다는 얘기다.
이러한 차이는 과연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저 독도나 위안부 문제 같은 한·일 양국의 정치·외교 쟁점 탓으로 미뤄도 괜찮을까. 심각하게 고민해 빨리 실질적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사안 아닐까.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한일재단)이 한경닷컴과 함께 ‘한·일 잠재력 극대치까지’ 주제의 전문가 토론회를 여는 이유다.
서석숭 한일재단 전무(사진)는 “현재의 무역·투자·인적 교류 관련 통계 수치는 양국 간, 특히 일본에 대한 한국의 잠재력을 100%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우선 양국 관계의 심각한 비대칭성을 ‘문제’로 인식한 뒤 구체적으로 원인을 파악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 토론회는 쓴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의 대일 수출 및 대일 투자 부진 원인과 확대 방안’ ‘방한·한국 체류 일본인이 많지 않은 원인과 확대 방안’ 2개 세션에 참여하는 토론자 9명이 모두 국내 체류 일본인이다. 하토리 다카시 주한 일본대사관 공사, 미키 아쓰유키 한국미쓰이물산 사장, 소야마 시게시 니시니혼신문 서울지국장, 요시카타 베키 서울대 선임연구원 등 일본 관계·재계·언론·학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 한국을 잘 아는 일본인 전문가의 시각으로 문제를 들여다보자는 취지다. 강연을 줄이고 세션마다 100분 토론을 벌이도록 해 차별화했다. 100% 일본어로 진행된다.
일본 측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 등 한국의 정책적 노력 필요성을 첫손에 꼽았다. 요시모토 고지 경상대 교수는 “일거리와 일자리가 있다면 이웃 나라인 일본이 한국에 진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한국의 높은 법인세, 인건비 같은 걸림돌을 풀어달라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토론회는 15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다. 서석숭 전무가 기조강연 후 세션 좌장까지 맡아 토론회를 이끈다.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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