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업체 사실상 사업 포기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미래 거래수단 의구심"
[ 이현일 기자 ] 가상화폐 가격이 단기간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소액 해외송금 업체들은 대부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기반 해외송금 사업을 포기했다. 도박과 마약, 포르노 등 불법 사업체 외에는 가상화폐를 지급·송금 수단으로 사용하는 곳이 없어 가상화폐가 미래 거래 수단으로서 유망하다는 주장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10일 핀테크(금융기술)업계에 따르면 정부에서 인가받은 소액 해외송금 전문업체 12곳과 이를 겸업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등은 최근 사실상 가상화폐 기반 송금사업을 포기했다.
가상화폐를 이용한 해외송금은 송금 신청이 들어오면 입금된 원화로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를 사서 송금을 원하는 국가의 제휴회사에 전송하는 방식을 취한다. 제휴회사는 받은 가상화폐를 팔아 현지 화폐 또는 외화로 인출한 뒤 수신자에게 전달해준다. 개인과 업체 간 송금 계약은 법정 통화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가상화폐 값이 떨어지면 송금을 의뢰받은 업체는 큰 손실을 입는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는 대부분 시세가 불안정해 업체들은 이 같은 방식의 위험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엔 국내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해외 시세보다 10~20%가량 높아 관련 업체들이 사업을 포기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송금 도중 가격이 떨어지지 않아도 저절로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2016년 비트코인을 해외송금에 사용했던 코인원과 센트비 등의 업체도 다른 방식으로 선회하거나 서비스를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센트비는 여러 건의 소액 송금을 하나로 모아 은행 간 금융·통신망(스위프트망)을 통해 한꺼번에 보내 수수료를 낮추는 ‘풀링’ 등으로 방식을 바꿨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은 해외송금 서비스 ‘크로스’를 내놨지만 실적은 없다. 코인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가상화폐로 해외송금도 할 수 있다는 정도의 홍보 효과에 의의를 두고 있다”며 "향후 다른 방식으로 해외송금을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금융회사들은 R3CEV 등 글로벌 컨소시엄을 통해 기존 스위프트망을 대체하는 송금 시스템을 준비 중이지만 이는 가상화폐와는 거리가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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