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마크 퀸 '툰드라의 새벽'

입력 2017-12-11 18:48   수정 2017-12-12 06:09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 김경갑 기자 ]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대에서 역사와 미술사를 전공한 마크 퀸(51)은 데이미언 허스트, 트레이시 에민 등과 함께 yBa(young British artists)를 대표하는 작가다. 그가 추구하는 작품 세계의 뿌리는 생성과 소멸, 인간의 허무한 죽음이다.

1991년 자신의 피를 뽑아 두상을 제작한 설치작품 ‘셀프’로 유명해진 그는 2000년대 말 꽃 작업을 통해 죽음의 문제를 작품에 구현했다. 가장 화려한 소재를 다루면서 인간의 죽음과 삶, 생명의 연약함을 조형언어로 표현한 것이다.

2009년 작 ‘툰드라의 새벽’ 역시 활짝 핀 꽃들을 인공적인 색감으로 되살려낸 작품이다. 꽃 가게에서 다양한 꽃을 사다 얼린 뒤 예쁘게 배열한 다음 사진으로 찍어 화면에 다채로운 색감으로 재구성했다. 강렬한 원색으로 꽃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감탄을 자아내지만, 인스턴트 음식에 뿌려진 인공색소나 화학조미료처럼 깔끔한 맛이 없어 보인다. 결국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모든 생명체의 나약함을 가장 화려한 꽃으로 치환하다 보니 야하고 독한 꽃이 됐다.

화려한 꽃들로 가득한 화면 전체에 플라스틱처럼 인공적이고 일회적인 인간의 허무함이 녹아 있다. 한때 알코올중독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마크 퀸이 “허무감이 죽음의 본질이다. 허무감이야말로 진정한 죽음”이라고 했던 말이 작품 속에서 조용히 얼굴을 내민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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