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나는 ELS] ELS, 2년만에 '부활의 날갯짓'… H지수 회복에 속속 조기상환

입력 2017-12-12 16:22  

'눈덩이 손실' 주범 H지수 올 들어 20% 올라
원금 손실구간 상품 급감으로 투자자들 '안도'
상환자금 재투자… 올 신규발행도 61兆로 82%↑



[ 김우섭 기자 ]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폭락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졌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이 2년 만에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기초자산으로 삼은 글로벌 지수들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원금 손실의 주범이었던 H지수가 올 들어 20% 이상 오른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조기상환이 안 돼 2년 이상 묵혀 있던 상품이 줄줄이 상환되면서 ELS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조기상환 두 배 늘어난 ELS

H지수는 지난달 22일 장중 한때 12,0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H지수가 12,000을 넘어선 건 2015년 7월13일(종가 12,003.83)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이날 이후 H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난 7일엔 11,150.73에 장을 마감했다.

H지수 상승에 발맞춰 H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조기상환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조기상환된 ELS는 7조960억원어치다.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의 조기상환액(3조346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연간 상환액 역시 71조6885억원으로 지난해(27조2625억원)보다 약 44조원 늘었다. ELS는 계약 이후 3년이 지난 만기 시점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손실 구간(판매 시점 대비 40~60% 이하) 밑으로 떨어지지 않아야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단 한 번이라도 기준선 밑으로 가격이 내려가면 지수가 하락한 폭만큼 원금을 떼이는 것으로 계약 조건이 바뀐다.

ELS 가입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ELS는 2015년 상반기 H지수가 14,000선까지 올랐을 당시 ‘국민 재테크 상품’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H지수는 14,000을 찍은 뒤 증시 과열 우려 속에 이듬해 2월12일 7505.37까지 하락했다. 중국의 경기 긴축 우려가 시장엔 ‘공포’로 작용했다. 원금 손실 구간에 접어든 ELS만 2조원을 훌쩍 넘겼다.

다행히 올 들어 H지수가 오르면서 원금 손실 구간에 있는 ELS도 대폭 줄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일 원금 손실 구간에 있는 ELS는 1조원 안팎이다. H지수가 상승세를 보이면 이 비율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1,900 넘어야 안정권

전문가들은 H지수가 11,900을 넘어서면 대부분의 ELS가 원리금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ELS는 가입 후 2년이 지나면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지수가 계약 시점의 85% 안팎만 돼도 원리금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H지수가 14,000선에서 발행된 상품의 상환 기준인 11,900(85%)을 이날 넘어서면서 원금이 손실된 ELS가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조기상환된 ELS 자금 중 상당수가 H지수 연계 ELS로 재투자되고 있다. ELS 신규 발행 물량은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61조34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33조7053억원)보다 81.9% 늘었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H지수가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2년 전 고점에 비하면 아직 15% 정도의 여유가 있어 ELS의 조기상환과 신규 발행은 꾸준히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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