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가 청와대 비서관 출신들
광장 8명, 세종 5명, 화우 4명
[ 김주완 기자 ]
지난 5년 동안 정부의 재취업 심사를 거쳐 로펌(법무법인)으로 옮긴 공무원 출신은 40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가장 많이 영입한 로펌은 김앤장이었다.
12일 인사혁신처 산하 정부공직자 윤리위원회가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공무원 재취업 심사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월부터 올 8월까지 재취업 심사를 통과해 로펌으로 이직한 공무원 출신은 40명이었다. 4급 이상 공무원이나 7급 이상 국세청·검찰·경찰 공무원 등은 퇴직 후 재취업을 원할 경우 공직자 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퇴직 직전 업무와 관련성이 있는 곳에는 취업할 수 없다.
로펌별로는 김앤장이 가장 많은 공무원 출신을 영입했다. 지난 5년 동안 공직자 윤리위원회 심사를 통과해 김앤장으로 옮긴 공무원은 모두 13명으로 전체 인원의 32.5%였다. 김앤장은 2015년 윤창번 전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을 영입했다.
윤 전 수석은 2008년 1월부터 김앤장 고문을 지내다 2013년 8월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으로 임명됐다가 다시 김앤장으로 옮겼다. 곽병훈 전 법무비서관, 권오창·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 김학준 전 민원비서관 등 청와대 비서실을 거친 인물들이 김앤장과 줄줄이 인연을 맺은 것도 특징이다.
다음은 광장(8명), 세종(5명), 화우(4명), 율촌(3명) 등의 순이었다. 최금락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2014년 광장 고문으로 재취업했다. 지난 5년 동안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2명도 재취업 심사를 거쳐 광장으로 옮겼다. 올 1월부터 박인규 전 공정위 창조행정법무담당관은 광장에서 공정거래 분야 수석 전문위원을 맡았다.
세종은 5명 모두 다른 부처 공무원 출신들을 영입했다. 올해에는 최재유 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이 세종에 합류했다. 백규석 전 환경부 기획조정실장도 지난 7월부터 세종에서 고문을 맡고 있다. 화우는 2015년 이정하 전 금융감독원 상호금융서비스국장을 정부 재취업 심사를 거쳐 고문으로 영입해 금융·정보기술(IT) 융합서비스인 핀테크(금융기술) 분야 전문성을 강화했다. 율촌은 4월 김준상 전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정책국장을 영입했다.
바른, 태평양, 대륙아주, 민, 민주, 한결 등도 1명씩 영입했다. 바른은 5월 김재홍 전 방통위 부위원장을 상임고문으로 영입했다. 정해용 전 강원지방경찰청장은 3월부터 대륙아주 고문을 맡고 있다. 민주는 7월 검사장 출신인 김수민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을 고문변호사로 영입했다.
부처로 보면 외교부와 청와대 대통령실 출신 공무원 각각 5명이 재취업 심사를 거쳐 로펌으로 가장 많이 옮겼다. 공정위(4명), 법무부(4명), 방통위(4명), 경찰청(3명), 환경부(3명) 등 규제 업무 부처나 사정기관 출신들도 로펌들이 선호했다. 로펌 관계자는 “기업들이 공정위, 국세청 등과 관련된 소송에 대비하려면 해당 부처의 행정 절차와 조직 논리를 파악해야 하는데 고문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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