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나비 효과

입력 2017-12-13 18:40  

오세정 < 국민의당 국회의원 sjoh6609@gmail.com >


‘나비 효과’라는 말이 있다. 통계물리학에서 나온 말인데, 에드워드 로렌즈라는 기상학자가 “브라질에 사는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라고 질문한 데서 연유했다. 지금은 ‘사소한 일이 예상치 못한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으로 일반화됐다.

실제로 요즘 세상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한 부분의 변화가 전혀 관계가 없을 듯한 곳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이 나온 뒤 세계 택시운전사들의 생계가 불안해졌다. 모바일을 이용한 우버 같은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과거의 전통적인 직업이 위협을 받게 된 것이다. 처음 아이폰이 나왔을 때 과연 자신의 직업과 관계있다고 생각한 택시기사가 얼마나 될까. 이처럼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것도 이제는 서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실 역사는 거대한 필연적 흐름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일에 의해 큰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한 예로 역사학자들은 제1차 세계대전 발발을 여러 우연이 겹친 경우라고 말한다. 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라예보의 총성’ 자체도 그렇고, 그 후 전쟁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우연적 요소가 많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 당시 여러 국가 간에 갈등 요인은 있었지만, 주요국 지도자 중에서 누구도 세계대전을 바란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러 우연적인 사건, 그리고 이에 대한 오해들이 결국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 중 하나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김정섭 낙엽이 지기 전에, MID 출판사, 2017년 참조)

이처럼 일반인의 사소한 실수가 역사적으로 큰 결과를 낳기도 하는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얼마 전 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국음식점들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음식점 주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장사가 안 돼 죽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분들은 과거 일본에서 한류가 크게 유행하면서 영업을 확대했는데, 어느 날 한국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자 분위기가 싸늘해지면서 장사가 힘들어졌다고 한다.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국내 지지율이 떨어지자 그 대응책으로 계획했다고 알려져 있다. 결국, 한국에서의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재일동포의 생업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며칠 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발표했는데, 마찬가지로 미국의 국내 정치가 우리나라에 나쁜 영향을 줄까 걱정이다.

오세정 < 국민의당 국회의원 sjoh6609@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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