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호텔리어' 도입도 추진
천안 향토기업의 무한도전
스포츠센터 열고 승승장구
건설업 손댔다가 휘청했지만
관광버스·호텔 사업으로 부활
[ 강태우 기자 ]
충남 천안시의 홍익그룹은 1994년 6월 천안시에 첫 수영장을 개장했다. 1161㎡ 규모에 25m 길이 7개 레인을 갖춘 시설로, 하루 2000여 명의 이용객이 찾아 큰 인기를 모았다. 김병준 회장은 13일 “당시 천안 인구가 21만 명인데도 수영장이 없어 인근 아산시까지 가는 시민들을 보면서 수영장을 짓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3년 뒤 수영장 옆에 헬스장 스쿼시 볼링장을 갖춘 종합스포츠타운를 조성했다. 2000년에는 100억원을 들여 5000㎡의 부지를 매입해 주차장도 만들었다. 첫해 매출 17억원을 올렸다.
이 회사는 1997년 외환위기를 이겨내며 매년 3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1998년 건설회사를 창업해 충남 아산과 태안, 경기 안성 등 세 곳에 아파트 3500가구를 지어 분양에 실패하면서 2001년 부도를 냈다. 수영장과 스포츠타운을 비롯해 부지와 건물이 경매에 부쳐지는 아픔을 겪었다. 김 회장은 “분양에 실패한 아파트를 2003년 임대로 전환해 2년 만에 1000억원의 부채를 갚으면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경매에 나온 부지와 건물도 다시 사들여 사업 확장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재기에 성공한 김 회장은 2004년 그레이하운드를 창업해 관광버스 사업에 도전했다. ‘싸고 친절한 택시’의 대명사로 통하는 일본의 MK택시 같은 운송회사를 세우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직원을 대상으로 분기마다 고객서비스 교육을 해 ‘친절한 버스’로 지역에 이름을 알렸다. 천안과 아산에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속속 입주하면서 학교와 기업에서 ‘친절한 버스’를 찾기 시작했다. 김 회장은 관광버스 수요가 늘자 차량을 10대에서 121대로 늘려 7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키웠다. 2009년에는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아시아여행사를 설립했다. 2013년 제주시에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주홍익호텔을 열었고, 2014년에는 서귀포시에 400명 수용 가능한 규모의 샤모니리조트를 인수했다.
김찬회 미래전략실 이사는 “관광버스 사업을 하면서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며 “관광과 숙박에 이어 외식업까지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단체 이용객이 이용할 수 있는 중식당과 한식당도 열었다”고 소개했다.
홍익그룹은 내년 상반기 1000억원을 투자해 천안 최초의 5성급 관광호텔을 건립하기로 했다. 컨벤션센터 기능을 갖춘 지하 3층, 지상 9층 규모(연면적 4만1000㎡)의 호텔이다.
김 회장은 “호텔이 완공되면 4차 산업혁명에 걸맞게 로봇 등 인공지능을 활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세계 최초로 로봇을 활용하고 있는 일본 나가사키 헨나호텔을 다음달 방문해 협력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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