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로스만 지음 / 김정혜 옮김 / 와이즈맵 / 284쪽│1만5000원
[ 최종석 기자 ] 지난 10월 미국 최대 쇼핑 성수기인 ‘블랙 프라이데이’의 최대 승자는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였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주도권이 넘어온 블랙 프라이데이의 매출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중에서도 온라인 매출의 절반을 아마존이 휩쓸었고, 아마존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분 16%를 보유한 베저스의 자산은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그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로 등극했다.
‘세계에서 가장 파괴적인 기업’이라고 불리는 아마존은 비즈니스계의 모든 기록을 넘어 승승장구하고 있다. 온라인 서점에서 출발해 종합 쇼핑몰, 클라우드, 태블릿 PC, 인공지능(AI) 스피커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아마존 웨이는 내부자의 시각으로 아마존의 성공 비결을 촘촘하게 분석한 책이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기업 알바레즈앤드마셜의 존 로스만 전무가 아마존에서 기업서비스 부문 임원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저자는 아마존에서 배우고 관찰하고 실천한 개념과 교훈, 전략, 접근법을 ‘고객에게 집착하라’, ‘결과에 주인의식을 가져라’, ‘발명하고 단순화하라’, ‘항상 배우고 호기심을 가져라’, ‘최고의 인재만을 채용하고 육성하라’ 등 14가지 원칙으로 정리한다. 이른바 ‘아마존 웨이’다. 이 원칙들은 누구나 아는 것이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 저자는 구체적 사례를 통해 아마존이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비결을 보여준다.
‘고객에게 집착하라’는 원칙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아이팟 스토리다. 크리스마스 시즌 특수를 앞두고 아마존은 인기 MP3 플레이어였던 핑크색 아이팟 4000대를 주문받았는데 갑작스러운 부품 문제로 애플사가 공급 불가를 통보했다. 일반적 기업이라면 사정을 설명하고, 소비자들에게 주문을 취소하고 환급해주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하지만 아마존 직원들은 미국 전역의 소매점을 누비며 핑크색 아이팟 4000대를 정가로 구매해 소비자에게 약속한 할인가에 배송했다.
항상 최저가를 고집하는 아마존에 ‘근검절약을 실천하라’는 문화는 매우 중요하다. 비용에 민감한 베저스는 근검절약이 혁신을 주도한다고 믿는다. 아마존 초창기에 누군가가 못 쓰는 문짝에 다리를 달아 더 많은 책상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렇게 탄생한 ‘문짝 책상’은 검소한 문화를 대변하는 상징이 됐다.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어라’는 원칙은 아마존의 유명한 ‘피자 두 판팀’ 사례를 통해 드러난다. 팀을 이루는 적절한 인원 규모는 피자 두 판을 나눠 먹을 수 있는 6~10명이라는 것이다. 조직 내 소수 인원이 독립적이고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을 부각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팀에 권한과 힘을 부여해 신뢰의 문화가 조직 내부에서 꽃피게 하기 위함이다.
‘최고의 인재만을 채용하고 육성하라’도 아마존의 주요 원칙 중 하나다. 저자는 아마존에 입사하면서 6주간 23번의 면접을 치러야 했다. 9시간씩 걸리는 면접도 있다. 아마존 자회사인 신발 전문 쇼핑몰 자포스는 신입직원들에게 퇴직보상금을 지급한다. 잘못 채용한 직원을 내보내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어려운 과정이기 때문이다. 신입직원들에게 2000달러를 받고 바로 퇴사하거나 회사에 올인하라고 당당히 요구한다.
아마존 리더십의 마지막 원칙은 ‘구체적인 성과를 내라’다. 다른 모든 원칙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뛰어난 업무 성과를 지속적으로 달성한다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것이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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