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금호타이어 인수하겠다"

입력 2017-12-15 01:12   수정 2017-12-1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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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SK그룹, 채권단에 금호타이어 인수 제안
"7000억 유상증자 참여해 회사 살리겠다"

SK, 자동차부품사업과 시너지 기대
중국공장도 인수 대상에 포함
정상화까지 대출 만기연장 요청
다음주 채권단 회의서 논의될 듯



[ 정영효/유창재/정지은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14일 오후 10시43분

SK그룹이 금호타이어에 7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해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채권단에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12월12일 A25면 참조

14일 금융당국과 채권단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인수해 정상화하겠다는 뜻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약 7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채권단의 출자전환 및 감자 규모와 관계없이 금호타이어 지분 30% 이상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금호타이어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6351억원이다.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지분 42%를 갖고 있다. 지난 3분기 말 현재 금호타이어 부채(연결 기준)는 3조9283억원, 자본 총계는 1조1768억원이다.


SK그룹은 금호타이어 정상화의 최대 장애물로 꼽혀온 중국 공장도 함께 사겠다고 제안했다. 금호타이어를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들어간 중국 공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대신 금호타이어가 정상화될 때까지 차입금 만기를 연장해줄 것을 채권단에 요청했다. 새로 투입하는 7000억원의 상당 부분을 차입금 상환보다 신규 투자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다. 금호타이어는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1000억여원을 포함해 1년 내 갚아야 할 차입금이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의 정상화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월 채권단 자율협약을 개시한 뒤 실사를 벌인 결과 중국 공장을 안고 가면 회사의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K그룹이 인수하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게 업계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의 가동률이 낮은 것은 2011년 중국의 한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이 ‘금호타이어가 불량 고무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이미지 악화로 내수시장 점유율이 급락한 데다 회사의 취약한 재무구조를 우려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외면하면서 수출길도 막힌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SK그룹이 자체 자금력과 브랜드력,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금호타이어를 정상화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이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고, SK케미칼도 전기차 부품소재 사업에 진출했다. 국내에선 SK네트웍스의 자동차 정비 사업인 스피트메이트와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주고객인 현대·기아자동차도 SK가 회사를 인수해 기술력을 높이고 공급을 안정화하는 편을 선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단도 부담을 덜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의 중간 성격인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P-플랜에 들어가면 채권이 동결되고 채권단은 신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충당금도 1조원 이상 추가로 쌓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이후 금호타이어에 3조9000억원을 지원한 채권단으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SK그룹의 제안에 대해 “유의미한 내용이 아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SK그룹의 제안을 받아들이려면 대출 상환을 유예하고 신규 자금도 일부 지원해야 하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의 제안은 다음주로 예정된 금호타이어 채권단 회의에서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SK가 신규 자금을 투입해 회사를 살린다는 데 반대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했다.

정영효/유창재/정지은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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