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미스매치 때문?...봄 독감 'B형 인플루엔자'가 겨울에도 유행

입력 2017-12-15 16:17   수정 2017-12-15 20:35

질병관리본부 "18세 이하 독감 환자 급증"
예년과 달리 A형과 B형 동시에 유행
B형은 필수백신 포함 안 된 야마가타형



봄에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B형 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겨울에 늘면서 전체 독감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독감 백신 바이러스와 유행 바이러스가 다른 미스매치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아직 백신 미스매치 등은 판단하기 이르다며 손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고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은 접종을 서둘러달라고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3~9일 병원을 찾은 외래 환자 1000명 당 독감 의심환자가 19명으로 독감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15일 발표했다. 7~12세 아동과 13~18세 청소년은 각각 1000명당 49.2명, 50.9명으로 환자가 많았다.

겨울에 A형 독감이 유행한 뒤 봄에 B형 독감이 유행하는 평소 패턴과 달리 올해에는 A형과 B형 독감이 겨울에 함께 유행하고 있다. 지난 9월3일부터 9일까지 독감 환자 바이러스를 분석했더니 A/H3N2형이 51.4%, B형 40%, A/H1N1pdm09 8.6%순으로 나타났다. 독감 환자가 많은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 상당수가 B형 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올해 북반구에 전반적으로 B형 독감이 겨울에 유행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대만에서는 B형 독감 환자가 70%에 이를 정도"라고 했다. 그는 "독감 바이러스가 워낙 변동이 많아 패턴을 미리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올해 3가 독감 백신에 포함토록 권고한 항원은 A/H3N2·H1N1pdm09형, B/빅토리아형이다. 국내 B형 독감환자는 빅토리아형이 아닌 야마가타형에 주로 감염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접종 백신의 바이러스 항원과 유행 바이러스가 다른 백신 미스매치 현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3가 독감 백신을 맞는 필수 예방접종 대신 B형 바이러스 항원 두가지가 모두 포함된 4가 백신을 맞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독감을 예방할 때 중요한 것은 증상이 비교적 심한 A형 바이러스 백신"라며 "3가 백신에도 현재 유행하는 A형 바이러스 항원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B형은 교차면역 효과가 있다. 빅토리아 항원이 들어있는 백신을 맞아도 야마가타에 어느정도 예방효과가 있고 야마가타 항원이 든 백신을 맞아도 빅토리아에 예방효과가 있다. 9세 미만 어린이는 서로 다른 B형 백신을 맞아도 27% 정도 교차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3가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독감 항체가 생길 때까지 2~4주 걸리고 독감이 늦은 봄까지 유행할 수 있기 때문에 독감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은 지금이라도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독감 백신을 맞았다고 독감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건강하고 젊은 사람은 독감 예방접종을 하면 70~90% 정도 예방 효과가 있다.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이보다 효과가 떨어진다. 다만 백신을 맞으면 독감으로 인한 입원 및 사망률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접종하는 것이 낫다.

백신을 맞았더라도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손씻기 등 위생수칙, 기침예절 등을 지키고 발열 두통 근육통 등 의심증상이 있으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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