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몽, 인류가 함께 꾸는 꿈 되길
칭다오 맥주 등 한국에 중류 열풍"
16일 충칭 임시정부 청사·현대차 방문
[ 손성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북한은 중국과 이웃해 있고 북한의 핵개발 및 이로 인한 역내 긴장 고조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의 평화와 발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대 연설에서 “한·중 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 재발이 결코 있어선 안 되며 북핵 문제는 궁극적으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데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 대통령이 베이징대를 찾아 연설한 것은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9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한·중 양국은 근대사의 고난을 함께 겪고 극복한 동지로, 이번 중국 방문이 이런 동지적 신의를 토대로 양국 관계를 한 차원 더 발전시키는 출발점이 되길 희망한다”며 “양국이 식민제국주의를 함께 이겨낸 것처럼 지금의 동북아에 닥친 위기를 함께 극복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하면 그 날카로움은 쇠를 절단할 수 있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한국과 중국이 같은 마음으로 함께 힘을 합친다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이루는 데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친중(親中) 메시지’ 전달에 공을 들였다. 문 대통령은 “중국에서 한류가 유행하지만 한국 내 ‘중류(中流)’는 더 오래되고 폭이 넓다”며 “한국 청년들은 중국의 게임을 즐기고 양꼬치와 칭다오 맥주를 좋아한다”고 했다.
역사에 조예가 깊은 문 대통령은 양국 간 오랜 유대관계와 항일 역사도 일일이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윤봉길의 훙커우공원 거사로 한국의 항일운동이 중국과 더 깊게 손을 잡게 됐다”며 “루쉰공원으로 이름을 바꾼 훙커우공원에 윤봉길을 기념하기 위해 ‘매원’이라는 작은 공원이 조성됐는데, 참으로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 ‘대국’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중국몽(夢)이 중국만의 꿈이 아니라 아시아 모두, 나아가서는 전 인류와 함께 꾸는 꿈이 되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에서 충칭(重慶)으로 이동했다. 방중 마지막 날인 16일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와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방문한다.
베이징=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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