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병일 기자 ] 전국 해돋이 명소
어느새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한 해 동안의 갈망과 즐거움과 후회 등을 모두 내려놓고 새로운 해를 맞이해야 할 때다. 2017년은 한국사에서도 잊지 못할 해로 기억될 것이다. 그만큼 격변과 파란이 연속됐다.
2018년은 무술년(戊戌年)으로 황금 개띠해라고 한다. 순종적이고 발랄한 강아지처럼 모든 일이 소망한 대로 이뤄지기를 기원하며 일몰·일출 명소를 찾아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일출 명소 일번지 강원도 강릉·속초·양양
강원도는 일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더구나 2018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곳이어서 더욱 의미깊은 해맞이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보다 명성은 덜하지만 일출하면 떠오르는 곳이 바로 정동진이다. 정동진은 전설적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모래시계’가 촬영된 여행지이기도 하다. 늦은 밤에 서울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새벽에 정동진역에 도착하는 열차가 있어서 ‘정동진 기차여행’ 장소로 널리 알려졌다. 예전에는 8시간 넘게 기차를 타야 했지만 지금은 KTX 경강선이 생기며 불과 2시간이면 닿을 수 있게 됐다. 정동진역은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간이역이다. 역 바로 옆에 길이 250m의 해변이 펼쳐진다.
정동진 해안에 타임스토리(시계박물관)와 함정전시관이 있는 모래시계공원, 조각공원, 헌화로 등 둘러볼 만한 곳이 있고 해안 남쪽에 솟은 야산에 썬크루즈 콘도미니엄 호텔을 비롯해 전망대, 레스토랑, 카페 등이 갖춰져 있다. 썬크루즈 호텔에서 전망을 즐기려면 입장료(5000원)를 내야 한다. 바다를 향해 툭 튀어나온 정동진해안단구(천연기념물 제437호)는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지질학에서 중요하다. 정동진에 떠오르는 해는 마치 빗살처럼 떠올라 주변을 물들인다.
서울~양양 고속도로가 개통돼 서울과 경기도에서 한층 가까워진 곳이 일출 일번지로 알려진 양양이다. 낙산도립공원 내 낙산사 의상대는 절벽의 소나무와 육각형 정자가 어우러진 해돋이 명소다. 사찰 창건주인 고승 의상대사의 이름을 따서 의상대라고 한다. 가사문학의 대가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에서 절경을 칭송한 곳이기도 하다. 낙산사에는 주법당인 원통보전을 비롯해 법당 바닥까지 바닷물이 들어오는 홍련암, 높이 16m의 해수관음상, 조형미가 돋보이는 낙산사 7층석탑, 무지개형 다리인 홍예문 등이 있다.
강원도 속초 영금정(靈琴亭)도 일출 명소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영금정은 동명항 속초전망대 아래쪽 해안에 있는 해맞이 정자로,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어서 수평선 위로 붉게 치고 올라오는 태양을 보기 좋은 장소다. 옛날 사람들은 이 해안 돌산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거문고 선율처럼 맑다고 했다. 속초항을 개발하던 일제강점기에 그 바위들은 떨어져나가 돌산이 없어지고 지금처럼 나지막한 바위지대만 남았다. 바다 위의 정자가 돌산의 흔적을 대신하고 있다.
충청도 일출 명소 마량포구&왜목마을
충남 서천 마량포구와 당진 왜목마을은 서해지만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적 특징 덕분에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다. 가는 해의 아쉬움과 새해의 설렘을 한 곳에서 느낄 수 있다. 당진 한진포구에서는 서해대교를 배경으로 뜨는 해를 감상할 수 있다. 홍성 용봉산, 태안 연포해수욕장도 일출을 감상하며 새해를 맞이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옥천의 장령산 용암사는 충북 대표 해돋이 명소로 꼽힌다. 해발 656m의 장령산 기슭에 자리잡은 이 사찰은 탁 트인 전망이 장관이다.
야트막한 능선이 발 아래로 굽이굽이 펼쳐지고, 아담한 저수지와 정겨운 농촌 들녘도 한눈에 들어온다. 미국 CNN의 관광여행정보 사이트인 ‘CNN Go’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곳 50선에 뽑히기도 했다. 청주 우암산, 문의문화재단지, 부모산, 상당산성, 진천의 봉화산에서도 멋진 자연 경관과 함께 새해 첫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다.
오묘한 느낌 변산반도&순천만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는 손꼽히는 일몰 명소다. 낮에 가도 아름답지만 역시 변산반도는 일몰 때 가야 진짜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적벽강 격포항 채석강 등 이름난 관광지는 모두 일몰 명소지만 저마다 맛이 다르다. 채석강은 층층이 쌓여 있는 바위의 모습도 빼어나지만 떨어지는 해가 닿으면 더욱 오묘한 느낌을 준다. 수직으로 낙하하며 탕하고 떨어지는 듯한 비장미가 일품이다. 변산반도 일몰의 백미는 역시 격포항과 모항 사이에서 바라본 해넘이다. 솔섬에 일몰을 담으려는 사진작가들로 붐비는 것도 그 때문이다.
남도의 끝자락 전남 순천의 화포해변도 장엄한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는 여행지다. ‘ㄷ’자로 생긴 순천만의 아랫 부분에 있어서 광활한 갯벌과 구불구불 리아스식 해안선을 따라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멋진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다. 화포해변의 해돋이는 한 번에 이뤄지지 않는다. 먼저 사위가 칠흑처럼 어두운 새벽바다 건너 산자락이 붉게 물든다. 이내 해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해는 쉽사리 나타나지 않는다. 세상은 환해지고 더 이상 해돋이를 기대하지 않게 될 즈음 해는 산 정상에서 고개를 내민다.
국토 끝 울릉도 마라도서 만나는 해돋이
울릉도의 일출 명소로는 섬 동쪽에 있는 내수전 일출전망대와 저동항, 망향봉에 있는 독도전망대 등이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내수전 일출전망대를 첫 손에 꼽는 이유는 수평선을 붉게 물들이는 장엄한 일출과 함께 북저바위, 저동항, 죽도와 섬목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평선에 넓게 드리운 잿빛 구름 사이로 붉은 기운이 솟아오른다. 차분하게 두 손을 모으고 새해 소원을 빌기 시작하자 잠시 후 하늘의 붉은 기운이 황금빛으로 변한다. 국토의 최남단 마라도의 해맞이다. 장군바위도 붉은 해를 들여마시며 기지개를 켠다. 작은 섬을 포근히 뒤덮은 누런 풀밭 또한 황금빛 햇살에 부드럽게 몸을 일으킨다. 할망당, 등대공원, 선인장 자생지, 마라분교, 성당과 교회, 절집 등을 하나하나 돌아보는 것도 좋다.
제주 최고의 일출 성산일출봉
바닷가에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서 있는 성산일출봉은 예부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해돋이가 아름다워 ‘영주십경(瀛州十景)’ 중 제1경으로 꼽혔다. 지금도 대한민국 최고의 일출 명소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해마다 새해 첫날이면 일출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든다. 일출을 보러 성산일출봉에 오르는 이도 많지만 성산일출봉의 일출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광치기해변이다.
최병일 여행·레저 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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