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쪼개기 설계'로 부활한 중대형

입력 2017-12-17 15:46  

세대 분리형·복층형으로 특화
수요자 생활패턴 맞추며 인기
'강릉 아이파크' 전용 101㎡
청약경쟁률 22 대 1 단지 내 최고



[ 전형진 기자 ] 분양시장에서 중대형 평면의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한 지붕 두 가족’ 생활이 가능한 세대분리형부터 복층형 구조까지 가구 소형화 추세 및 수요자의 생활 패턴에 맞춘 쪼개기 설계를 통해서다.

현대산업개발이 경기 파주에서 선보인 ‘운정신도시 아이파크’는 전용면적 109㎡ 375가구 가운데 213가구에 세대분리형 설계를 적용했다. 세대분리란 침실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을 함께 쓰는 공유형 임대주택과 달리 주방과 욕실, 현관문까지 따로 만들어 2세대가 각각 독립된 공간에 살 수 있는 구조다. 한 채의 집 안에 소형 평면과 중형 평면이 함께 있는 셈이다.

최근엔 이 같은 구조의 인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 회사가 강원 강릉에 공급한 ‘강릉 아이파크’는 세대분리 설계가 적용된 전용 101㎡의 청약경쟁률이 22 대 1로 단지 내 최고를 기록했다. 분양시장의 주류로 평가받는 전용 84㎡가 4~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낸 것과 대조적이다. 세대분리형에선 드문 판상형 구조인 데다 일부 세대는 넓은 테라스를 쓸 수 있다는 게 특징으로 꼽힌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수요자 취향에 따라 세대분리와 복합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특화설계를 적용한 게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 지붕 두 가족’ 생활이 가능한 만큼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 1~2인 가구 세입자를 받아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세대분리형이 부분임대형으로도 불리는 까닭이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규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등기상 한 채의 집이어서 1가구 2주택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생활비 등을 위한 소규모 임대수익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이들에겐 적합한 투자 방식이란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 세대 안에서도 생활 패턴에 따라 주거공간을 나눌 수 있도록 복층형 설계를 적용하는 아파트도 늘어나고 있다.

롯데건설과 신동아건설이 김포에 공급한 ‘캐슬 앤 파밀리에 시티’는 전용 111㎡B형 42가구가 복층형이다. 이 주택형은 1층에 침실 2곳과 알파룸 2곳이 배치되고 실내 계단을 통해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가족실과 침실로 구성된 지하 공간이 나오는 구조다. 지하층은 대형 선큰형 테라스가 마련된다.

한화건설과 신동아건설, 모아건설이 세종에서 선보인 ‘세종 리더스포레’의 복층형인 전용 119㎡는 상·하층에 각각 욕실이 있어 대가족이라도 주거공간을 분리할 수 있다. 인근에서 한신공영이 분양하는 ‘한신더휴 리저브’ 역시 전용 99㎡의 6개 주택형이 복층 구조다. 층마다 대형 드레스룸 등 수납공간이 갖춰졌고 일부 주택형은 위층에 침실이 2곳 배치될 정도로 넓게 설계됐다. 중정형 테라스도 들어선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중대형 평면의 분양이 부진하자 건설사들이 세대분리나 복층형 등 쪼개기 설계를 늘리는 추세”라며 “특히 세대분리형 구조의 경우 젊은 직장인이나 학생 등 소규모 임차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공급이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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