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낙태는 남녀 모두의 책임이다

입력 2017-12-18 09:00  

12월2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로 공원 앞에서 낙태죄 폐지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다’ ‘그러니까 낙태죄 폐지’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그들은 낙태죄는 임신 중절을 줄이는 게 아니라 여성 책임으로 가두는 부당한 법이라고 주장했다.

낙태죄는 임신한 부녀가 약물을 이용하거나 기타 부적절한 방법으로 스스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처벌이다. 하지만 이는 결정적으로 모든 법적 책임을 여성에게만 묻고 있다. 임신은 남녀가 한 것인데, 여성에게만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몇몇 남성은 헤어진 후에 낙태죄로 여성을 신고까지 한다고 한다.

낙태는 여성만의 책임이 아니다. 남녀 모두의 책임이다. 낙태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남성에게도 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여성이 임신을 하게 된 것을 안 후, 나 몰라라 하고 여성만 두고 헤어지는 행위는 정말 무책임한 행동이다.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낙태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적인 문제를 떠나서 한 아이의 생명을 없앤다는 것은 평생 죄책감에 시달릴 것이다. 일단은 피임을 잘해야 한다. 귀찮다고 복잡하다고 피임을 하지 않으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그리고 사회적인 시선도 중요하다. 무책임하게 도망가 버린 남편이 정말 나쁘지만,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으로 안 좋은 시선도 낙태를 증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여성 혼자서 아이를 부양하더라도 이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지 말고 도움을 주고 격려하는 것이 여성들이 그나마 낙태를 하지 않게 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아이는 부부에게 있어서 하늘이 내려준 축복과 같다. 하지만 그 아이를 부양할 자신이 없으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낙태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여성 혼자에게 책임을 요구하면 안 된다. 그리고 남성과 여성 모두 올바른 성문화 의식을 가져야 하고 무고한 한 생명이 죽게 되는 일은 막아야 할 것이다.

송준기 생글기자(대전외고 2년) sjg0306@iclou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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