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 간 연계 통해 시너지 창출
삼성전자가 글로벌전략 회의의 핵심 키워드로 '원(One) 삼성'을 택했다. 삼성의 제품들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로 연결하는데 그치지 않고 시너지까지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부와 부문을 넘어 전사 차원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원 삼성'은 모바일, TV, 가전 등 다양한 삼성전자 기기를 하나로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물인터넷(IoT)과 와이파이 등 네트워크를 통해 각 기기를 연결하고 연결성을 통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골자다. 내달 열리는 'CES 2018'에서도 제품 간 연계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원 삼성'을 이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부 간 연계다. 연결에 그치지 않고 그로 인한 시너지 창출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빅스비' 등 공통으로 적용할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조직 개편에서 IT·모바일(IM) 부문과 소비자가전(CE) 부문을 아우르는 세트 부문 연구소를 '삼성 리서치'로 통합한 것도 부문 간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사업부별 제품 차별화도 필요하다. 거실과 주방 등 다양한 공간에서 각각 허브 기능을 하는 스마트폰, TV, 가전의 차별화 포인트를 제시해야 한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는 내년 전략을 짜는 글로벌전략회의에서 '원 삼성'에 최적화된 논의를 진행했다.
지난 13~15일까지 차례대로 진행된 CE(소비자가전)부문, 경영지원부문, IM부문의 전략회의에서는 '원 삼성'을 비전으로 수익성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기술 개발, 제품 혁신, 마케팅 차별화 등 기존 전략과 함께 성장을 위한 협력이 강조됐다.
김현석 CE부문장(사장)이 주재한 CE부문 회의에서는 '원 삼성'을 통한 제품 혁신과 시장 공략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VD사업부는 프리미엄 TV 비중 확대와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저가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양보단 질, 즉 판매량보다 수익성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생활가전사업부는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높이고 기기간 연결성, 스마트 가전 기능으로 차별화에 나선다. 제품 개발 뿐 아니라 마케팅과 영업도 '원 삼성'에 맞춰졌다. 연결성과 프리미엄에 맞는 지역별 마케팅 영업 전략들이 수립됐다.
기업간거래(B2B) 역량 강화 방안도 모색됐다. B2B 시장은 중국 등 경쟁사들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으면서 전자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B2B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합병과 지분투자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IM부문 회의에서도 '원 삼성'을 위한 맞춤형 전략이 수립됐다. IM부문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기기간 연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최첨단 서비스 등을 전면에 세운다.
DS부문은 18~20일까지 메모리사업부, 시스템LSI 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가 각 사업부장 중심으로 회의를 연다. DS부문 회의에서는 '원 삼성' 실현하기 위한 사업부문 간 협력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 삼성'은 경영 안정화와 사업 부문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로 보인다"며 "삼성전자는 내년에 사업부 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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