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1조 규모 유상증자에 '하락'…조정 이어질까

입력 2017-12-18 14:49  


카카오의 1조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증권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당분간 주가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향후 인수합병(M&A) 기대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뉜다.

18일 시장에서는 단기 조정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날 오후 2시10분 현재 카카오는 전날보다 7500원(5.26%) 하락한 13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5일 카카오는 글로벌 인수합병(M&A)자금 마련을 위해 최대 10억달러(1조1000억원) 규모 해외자금 유치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해외주식예탁증권(GDR)으로 발행을 위해 제3자 배정형태로 증자를 결정했다. 내년 2월 싱가포르거래소에 754만6520주를 신규 상장할 계획이다.

증권가는 이번 GDR 발행으로 11%의 주당 가치가 희석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단기적으로 주가가 조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미래에셋대우는 목표주가를 19만원에서 17만원으로, 투자의견도 단기매수로 각각 낮췄다. 케이프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2만원 내린 16만원으로, 투자의견도 보유(홀딩)로 조정했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주 발행에 따른 주식 수 증가로 물량 부담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투자 대상이 명확히 밝혀지기 이전엔 자금 사용처 및 시너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대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증자를 통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 자금을 확보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당장 인수합병 성과를 보여주지 않는 한 수익률 측면에서 주가 탄력은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주가 희석보다는 증자금액 활용 방안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순현금이 증가하면서 지분 희석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삼성증권은 카카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7만원을 유지했다. 이 증권사 오동환 연구원은 "GDR 발행으로 투자자가 분산되고 발행자금을 통한 M&A로 추가 성장 동력 확보가 가능하다"며 "순현금 증가 효과가 지분 희석 효과를 상쇄할 수 있어 주가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사업부 이익 개선으로 주가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핵심 광고 사업부의 성장세와 주요 사업부 개선에 따른 기업가치 호전 등 주가 상승 모멘텀도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카카오에 대해 목표주가 19만원과 2018년 상반기 인터넷업종 탑픽(최선호주) 추천을 각각 유지했다.

이 증권사 김동희 연구원은 "GDR 발행 의도가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이 아닌 향후 성장을 위한 적극적 투자 결정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단기 주가엔 부정적일 수 있지만 단기조정은 중장기 성장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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