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칼레도니아(New Caledonia)는 남태평양의 ‘프렌치 파라다이스’라 불린다. 눈이 시릴 만큼 파랗게 물든 라군, 흰 눈을 뿌린 듯 고운 해변, 아름다운 산호섬, 희귀한 동·식물, 프랑스의 세련된 정취를 품은 곳이 바로 뉴칼레도니아다. 독특한 풍경으로 전 세계 여행객에게 ‘꿈의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는 뉴칼레도니아는 셀 수 없이 많은 매력을 가진 곳이다.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꿈에서나 보던 천국이 멀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남태평양의 빛나는 보석 같은 섬
뉴칼레도니아는 호주 동쪽 해안에서 약 1500㎞ 떨어져 있다. 수도 누메아가 있는 본 섬인 ‘라 그랑 드 떼르’를 비롯해 일데뺑, 우베아, 마레, 리푸 등 4개 섬으로 이뤄져 있으며 지도를 보면 남태평양에 커다란 바게트를 하나 띄워놓은 것처럼 생겼다.
한국에선 아직 낯설지만 일본에서 이미 인기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1965년 뉴칼레도니아를 배경으로 탄생한 <</span>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섬>이라는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영화로 제작되면서 붐을 일으켰다. 한국에서는 2009년 KBS 드라마 <</span>꽃보다 남자> 촬영지로 뉴칼레도니아가 소개되면서 입소문을 탔다.
인기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는 뉴칼레도니아는 연평균 20~28도를 유지하는 온화한 날씨,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동식물, 눈을 황홀하게 만드는 라군(바다와 모래로 격리된 얕은 민물 호수), 실제라고는 믿기지 않는 환상적인 섬 등으로 여행객을 유혹하고 있다.
누메아 - 뉴칼레도니아의 관문
문화가 숨 쉬는 해변의 도시 누메아(Noumea)는 뉴칼레도니아 수도로 통투타 국제공항에서 약 45분 정도 떨어져 있다. 본섬 ‘라 그랑 드 떼르’의 남부에 있는 프랑스풍 도시이며 남태평양의 작은 니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19세기에 들어온 프랑스 문화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프랑스보다 더 프랑스 같다는 말도 나온다. 도시 크기는 45.7㎢ 정도로 아담하지만 구획 정리가 잘 되어 있고 환경친화적인 계획도시다.
도시의 역사는 1854년 프랑스 군대가 군사주둔지로 본섬 남서쪽에 항구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항구는 점차 도시로 급속히 성장했고 1866년 6월 누메아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누메아의 모젤항에는 수많은 요트와 주변 섬으로 가는 보트들이 줄지어 정박해 있다. 시내에는 작은 광장이 있어 저녁이면 현지 토산품을 파는 작은 가판들이 늘어서고 작은 공연들이 이어지기도 한다. 활기찬 광장을 중심으로 쇼핑센터와 식료품점이 들어서 있고, 해변에도 상가가 형성돼 있다. 특히 선착장 인근에 마련된 시장에서 현지 식품이나 민예품을 싸게 살 수 있다.
블루리버파크 - 쥐라기 시대의 신비가 이곳에
생태관광의 천국인 블루리버파크(Blue River Park)는 7,000여 종의 희귀한 동식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육지와 멀리 떨어진 섬에서 진화한 독특한 생태계 때문에 자연의 엘도라도라고 불린다.
블루리버파크는 수도 누메아에서 동남쪽으로 약 45㎞ 떨어진 야테(Yaté)와 덤베아(Dumbéa) 사이에 있는 국립공원이다. 공원 내에 흐르는 강이 푸르게 보여 ‘블루리버파크’라고 부른다. 블루리버파크는 1억4000만 년 전 쥐라기 시대의 자연이 보존된 곳으로 동식물 학자들이 평생 꼭 한번 가보고 싶어하는 동경의 지역이기도 하다.
약 9,000㏊에 이르는 이 지역에는 아로카리아 소나무, 백단향, 남양 삼나무, 카오리 등 수백 종의 나무가 있다. 날지 못하는 새 카구는 뉴칼레도니아의 국조로 울음소리가 개 짖는 소리와 비슷하다. 1년에 알을 하나만 낳아 번식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천적이 없었으나 프랑스인들이 데려온 사냥개에 의해 한때 멸종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1980년부터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는 600여 마리로 늘었다. 블루리버파크를 산책하다 보면 카구를 비롯해 게코 도마뱀, 칼레도니아 까마귀, 노뚜, 네펜더스, 도로세라, 옥세라 등 우리나라에서는 만날 수 없는 희귀 동식물을 볼 수 있다. 강가에서는 수영과 카약도 즐길 수 있다. 월요일은 열지 않는다.
블루리버파크 근처의 야떼 호수는 1959년 높이 45m, 길이 641m의 야떼 댐이 완공되면서 생긴 인공호수다. 물속에 반쯤 잠긴 고사목들 때문에 일명 ‘물에 잠긴 숲’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호수의 참모습은 비가 온 직후에 만날 수 있는데, 수면에서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기막힌 장관을 연출한다. 카누 투어를 통해 호수 주변 경관을 둘러볼 수도 있다.
치바우 문화센터 - 현지 원주민 문화의 정수를 담다
프랑스 퐁피두센터 이탈리아의 유명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의 작품인 치바우 문화센터(Centre Culturel Tjibaou)는 독특한 조형성을 지닌 건축물이다. 최고 높이 28m, 10개의 크고 작은 건물로 나뉘어 있고 외관은 길쭉한 새 둥지를 연상케 하는데 원주민의 전통 가옥 까즈(Case)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치바우는 멜라네시안 원주민인 카낙 족의 민족지도자로 뉴칼레도니아 부족 통합과 독립운동에 앞장섰으며 ‘선 경제자립 후 독립’을 주장했던 사람이다. 치바우 문화센터에서는 남태평양 문화의 조각, 회화, 공예 등 다양한 소장품이 전시하고 있으며, 춤이나 연극 등 예술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공연장도 갖췄다. 월요일은 쉰다.
모젤항 - 활기찬 도시의 분위기를 느껴보자
누메아를 대표하는 항구는 모젤항(Port moselle)이다. 항구에 정박해 있는 수백 대의 요트는 아름다운 바다 풍경에 인공미를 더하는 요소다. 항구 근처에 육각 지붕을 얹은 큰 건물이 있는데 이곳이 아침시장이다. 채소와 식료품, 육류, 생선, 해산물, 각종 기념품 등을 살 수 있다. 즉석에서 회를 먹을 수도 있고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도 좋은 곳이다. 아침시장은 매일 새벽 5시경부터 11시까지 열리지만 오전 9시 정도에 가면 가장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다. 때로는 곡 연주나 공연 등이 펼쳐지기도 하므로 볼거리도 풍성하다. 간단한 기념품이나 선물을 사기 좋으니 쇼핑을 원한다면 지나치지 말자.
우엔토로 전망대 - 도시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명소
해발 128m의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전망대는 우엔토로(Ouen Toro) 전망대는 누메아의 전경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방어 기지로 만들었으나 우려했던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고 지금은 관광지로 변했다. 전망대에 남아 있는 여러 문의 커다란 대포는 당시의 긴박함을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하지만 지금은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기념물이 됐다. 이곳은 드라마 <</span>꽃보다 남자>의 촬영지로도 소개됐으니 팬이라면 꼭 들러보자.
꼬꼬띠에 광장 - 누메아 시민의 평화로운 쉼터
누메아 시내의 중심에 있는 꼬꼬띠에 광장(Place des Cocotiers)은 누메아 시민들에게 삶의 여유를 선사하는 쉼터다. 동서쪽으로 길게 뻗은 직사각형 형태의 유럽식 광장으로 매년 1, 2월이면 새빨간 야자나무 열매가 피어나 장관을 이룬다. 광장 동쪽에는 키오스크(Kiosque) 음악당이, 광장의 중앙에는 셀레스트(Céleste) 분수대가 있으며 서쪽에는 누메아 관광안내소가 들어서 있다. 프랑스 중부지방인 오를레앙에서 조각했다는 잔 다르크의 동상도 볼거리. 매주 목요일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원주민들의 문화가 느껴지는 작은 축제도 펼쳐진다.
생 조셉 성당 - 누메아를 대표하는 건축물
누메아를 다니다보면 커다란 고딕 양식 건축물을 쉽게 볼 수 있다. 1887년에 착공해 10년에 걸쳐 완성한 생 조셉 성당(Cathedrale Saint-Joseph)이다. 뉴칼레도니아 가톨릭의 총본산으로 의미가 깊고, 높이 25m의 종탑 두 개는 누메아의 상징과도 같다. 매일 정오에는 1.5톤에 이르는 거대한 종이 울린다. 성당 내에는 1909년에 604개의 파이프로 만든 파이프 오르간, 1912년에 제작된 시계 등이 있어 관광객도 즐겨 찾는다.
뉴칼레도니아, 어떻게 갈까?
한국에서 뉴칼레도니아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뉴칼레도니아의 국적 항공사인 에어칼린(Aircalin)을 통해 일본 도쿄나 오사카, 호주, 뉴질랜드 등을 통해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에어칼린은 1983년 창립한 항공사로 누메아에서 일본 도쿄, 오사카, 호주 시드니, 브리즈번, 멜버른, 뉴질랜드 오클랜드, 피지 난디, 프렌치 폴리네시아 파페에테, 바누아투 포트빌라 등을 연결한다.
도쿄 나리타에서는 주 5회(화·수·금·토·일요일) 낮 12시 15분에 누메아로 출발한다. 오사카에서는 주 2회(월·목요일) 오전 11시 30분 누메아로 떠난다. 비행시간은 약 8시간 40분 소요된다. 구간별 무료 스탑오버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를 더 여행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신혼 여행객 사이에서는 호주 시드니를 거쳐 뉴칼레도니아 입국 후 일본을 경유해 돌아오는 노선이 인기다.
김명상 한경텐아시아 기자 terr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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