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엔 집에서 콘솔 게임 한판"

입력 2017-12-19 14:49   수정 2017-12-19 17:46

연말 특수 맞은 국내 콘솔 게임기 시장 '들썩'
1000만대 팔린 '닌텐도 스위치' 국내서도 인기
30~40대 "나를 위한 선물이자 가족 선물"
국내 게임사들, 콘솔용 게임 개발도 속도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을 맞아 콘솔 게임기가 선물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콘솔 게임기는 하드웨어 성능뿐 아니라 게임 콘텐츠 수준도 높아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로 게임기에 대한 향수가 짙은 30~40대가 나와 가족들을 위한 선물로 게임기를 구매하며 시장 부활을 주도하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 국내 판매 순항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국내에 출시된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는 사흘 만에 판매 대수가 5만5000대를 돌파했다. 이는 과거 높은 인기를 끌었던 콘솔 게임기 '닌텐도 위(Wii)'의 초기 판매 성적을 뛰어 넘는 수준이다.

한국닌텐도 측은 이후 판매 대수를 더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출시 초반과 비슷한 속도로 팔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선물용 수요가 느는 것도 청신호다. 국내 닌텐도 스위치 유통 업체인 대원미디어는 오는 22일 서울 용산에 닌텐도 전문 상설 매장을 열고 판촉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대원미디어 관계자는 "보통 콘솔 게임기는 마니아층의 구매가 많은 편"이라며 "연말을 맞아 오프라인 체험존을 마련해 일반 대중들의 관심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닌텐도 스위치는 가정용 TV와 연결해 즐기는 콘솔 게임기지만 밖에서도 휴대용 게임기로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같은 기기 자체의 신선함이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판매 대수는 출시 9개월 만에 1000만대가 넘었다.

함께 출시된 전용 게임들도 스위치 열풍에 한몫을 했다. 미국 CNBC는 "스위치 전용 게임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등이 큰 인기를 끌면서 스위치의 글로벌 판매량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콘솔 게임기 시장 내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7일 '엑스박스원 엑스(Xbox One X)'를 전세계 동시 출시했다. 현존 콘솔 게임기 중 최고 스펙으로 평가받는 이 기기는 닌텐도 스위치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면서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MS 측은 엑스박스원 엑스의 판매량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국내 초도 물량은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의 대표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PS4)'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다양해진 콘솔용 게임도 한몫

국내에서 콘솔게임이 이같은 관심을 끄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국내 게임 시장은 모바일과 온라인게임 비중이 압도적이라 콘솔게임은 상대적으로 외면을 받는 처지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 시장에서 콘솔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그쳤다.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은 각각 전체 시장의 42.6%, 39.7%를 차지했다.

업계는 게임기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콘솔용 게임 콘텐츠의 발전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콘솔 게임기는 PC나 모바일게임보다 높은 해상도와 다양한 조작 기능들을 제공한다. 가상현실(VR) 기술과 결합이 되면서 게임 경험이 한층 더 풍부해졌다.

최근에는 양질의 콘솔용 게임이 쏟아지면서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그간 콘솔 게임에 소홀했던 국내 게임사들도 인기 온라인게임이나 모바일게임을 콘솔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블루홀은 지난 12일 글로벌 히트작 '배틀그라운드'의 엑스박스원 버전을 선보였다. 펄어비스도 PC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을 엑스박스원 버전으로 준비 중이다.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높은 1인 가구와 '키덜트(아이 같은 취향을 가진 어른)'의 증가도 콘솔게임 시장에는 긍정적이다. 특히 어릴적 콘솔 게임기에 대한 향수가 있는 30대 이상이 콘솔게임 시장의 주 소비자층으로 자리매김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는 2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하지만, 게임기의 가격대가 낮지 않은 만큼 실제 구매자는 30대 이상이 많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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