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비알코올성 지방간 있으면 男 대장암, 女 유방암 위험 ↑

입력 2017-12-19 17:09  

서울아산병원 이한주·최재원·김기애 교수팀 연구

운동과 식습관 개선으로
지방간 안 생기게 관리를



[ 이지현 기자 ]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간경화, 간암 등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으면 간암뿐 아니라 대장암, 유방암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한주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최재원·김기애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교수팀이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남녀 2만6000여 명을 7년6개월간 추적관찰했더니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단 환자 중 남성은 대장암이, 여성은 유방암이 나타날 위험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없는 사람보다 2배 정도 높았다.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5% 넘게 쌓인 상태를 말한다. 국내 성인 세 명 중 한 명이 지방간을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이들의 상당수는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다른 신체 질환과 연관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연구팀은 2004~2005년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2만5947명을 대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암 발생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남성 환자와 그렇지 않은 남성을 비교했더니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남성의 대장암 발생률은 2.01배 높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여성 환자는 유방암 발생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1.92배 높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관련 있다고 알려진 간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16.73배나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앓고 있다고 판정받은 환자는 8700여 명(34%)이었다. 이 중 남성은 6200명으로 71%를 차지했다. 전체 조사 대상자 중 남성이 1만4000여 명으로 54%를 차지한 것을 고려하면 남성이 여성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더 많이 앓고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이한주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그동안 지방간과 간암의 관계는 잘 알려졌지만 다른 암과의 관련성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으면 남성은 대장암이, 여성은 유방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했다.

그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평소 술을 많이 마시지 않거나 겉보기에 비만이 아니어도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국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지방간이 생기는지를 꾸준히 확인하고 운동과 식습관 개선으로 지방간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간 분야 국제학술지인 유럽간학회지 최신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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