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리튬 쓸어담는 중국… 이번엔 캐나다 채굴업체 인수

입력 2017-12-19 19:54   수정 2017-12-20 05:43

광산개발업체 티베트서밋그룹
'리튬X' 2억6000만달러에 인수
호주·남미 광산도 잇따라 사들여

작년 전기차 판매량 절반이 중국
리튬 수요 폭증…가격 40% 뛰어



[ 베이징=강동균 기자 ]
중국이 세계 리튬을 싹쓸이하고 있다. 글로벌 리튬 생산 기업을 잇달아 사들이고, 세계 주요 리튬 광산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전기자동차 판매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인 리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튬 선점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세계 리튬 광산 공격적으로 사들여

19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티베트서밋자원그룹과 투자회사 넥스트뷰캐피털은 공동으로 캐나다의 리튬 생산업체 리튬X를 2억600만달러(약 2242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리튬X는 아르헨티나 살타주에서 두 건의 리튬 채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네바다주에서 리튬 광산을 개발하고 있는 퓨어에너지메탈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넥스트뷰는 지난주 영국 런던증시에 상장된 리튬 생산 기업 바카노라미네랄 지분 20%를 3100만파운드(약 452억원)에 매입했다. 바카노라는 멕시코 소노라 지역에서 리튬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넥스트뷰는 지분 인수로 바카노라가 2019년 리튬 생산을 시작할 때부터 매년 시장 가격으로 5000t의 리튬을 공급받기로 했다.

베이징자동차는 칠레에서 리튬 생산부터 리튬 배터리 제조, 전기차 조립까지 포함하는 사업을 하기 위해 최근 칠레생산진흥청과 협상 중이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칠레산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현지 기업과의 협력은 물론 직접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중국 국유기업은 최근 몇 년 동안 정부 지원 아래 세계 리튬 광산을 잇달아 사들였다. 세계 리튬 매장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 3개국과 대규모 리튬 광산을 보유한 호주에 투자를 집중했다.

중국 최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 업체인 창청자동차는 지난 9월 호주 리튬 광산인 필바라미네랄스 지분 3.5%를 인수하면서 5년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중국 최대 리튬 배터리 생산 기업 간펑리튬은 아르헨티나 리튬 개발 프로젝트 지분 19.9%를 매입했다. 간펑리튬은 호주 마리온 리튬 광산 개발 사업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전기차 시대 대비해 리튬 시장 선점

중국 기업이 리튬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리튬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와 스마트폰, 노트북 등 각종 전자제품 배터리를 제작하는 데 핵심 소재로 사용된다.

중국은 세계 리튬 생산량의 40%가량을 소비하지만 매장량은 세계 전체 매장량의 20%에 불과하다. 자국 생산만으로는 수요를 충당할 수 없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이달 들어 중국에서 거래되는 리튬 가격은 t당 약 255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급등했다.

2015년 정부가 전기차 육성 계획을 발표한 뒤 중국에선 전기차 판매가 빠르게 증가했다. 작년 중국에서 팔린 전기차는 47만 대로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45%를 차지했다. 올해엔 67만 대, 내년에는 80만 대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자동차 판매량을 2020년 500만 대, 2025년 700만 대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도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면서 세계 리튬 수요 역시 급증하고 있다.

미국 펀드정보 제공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세계 리튬 수요는 2015년 17만6000t에서 2025년 77만5000t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투자은행 맥쿼리는 2020년 리튬 수요가 26만1000t으로 예상 공급량(23만7000t)보다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25년 리튬 수요가 현재의 세 배 수준인 57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리튬을 거의 수입에 의존하는 미국, 유럽, 일본도 최근 리튬 확보에 적극 뛰어들고 있어 리튬 쟁탈전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 조사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의 사이먼 무어스 이사는 “리튬 공급망을 장악한 국가가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중국이 그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내다봤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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