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로 보고, 모션센서로 고르고…서울시청 지하 1층에 IT전문가들 몰리는 이유

입력 2017-12-20 11:07   수정 2017-12-20 11:20


서울시청 지하1층에는 우수한 제품을 가지고 있지만 소비자 접근에 애를 먹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지원하는 매장 '다누리'가 있다.

이곳에 가면 오디오 스피커, 스마트폰 케이스, 화장품부터 지갑, 양말, 의류에 이르기까지 국내 우수 중소기업들의 제품 100여가지가 소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다누리는 2013년 서울시와 중소기업 지원기관인 SBA(서울산업진흥원)가 힘을 모아 만든 매장이다.

최근 이곳 다누리는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IoT(사물인터넷) 업계 종사자들부터 LG전자 등 국내 굵지의 대기업 인력들이 한번쯤은 보러온다는 매장으로 변신 중이다.

국내 중소기업 제품 판매 매장으로는 처음으로 증강현실, 모션센서, 히트맵, 플렉서블 LED, 020(온·오프 연계) 커넥터 등 '미래형 오프라인 매장'에 도입될 기술들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SBA는 지난 4월 다누리 매장을 '020 기술 각축장'으로 만들기로 계획하고 4차 산업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공개 모집에 나섰다.

정태화 SBA 선임은 "앞으로 오프라인 유통 매장이 어떻게 변할지 그 모습을 보고 사업성을 발견하기 위한 업계 종사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다누리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도 증강현실부터 모션센서 기술까지 미래형 매장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기자가 찾은 다누리 매장에선 이른바 '스마트 스토어'라고 불리는 미래형 오프라인 매장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우선 매장 입구에는 '모객 알바' 대신 증간현실 스마트밀러가 자리를 잡고 있다.

소비자가 스마트밀러 앞에 지나가거나 서면 카메라 렌즈 2대가 사용자의 앞과 옆 모습을 분석해 성별, 나이대 등을 판별한다.

그러면 실시간 매장 내부 모습이 띄워져 있는 디스플레이 상에 개인 맞춤형 쇼핑 목록이 이벤트 형식으로 등장한다.

카메라로 분석된 소비자의 데이터를 소프트웨어가 분류해 선호할만한 쇼핑 리스트를 안내해 주는 것이다.

매장으로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쪽 벽면을 크게 차지하고 있는 플렉서블 투명 LED다. LG전자에서 만든 것을 다누리 매장에 세계 최초로 전시했다.


기존 유리형태로 부착돼 개보수에 불편함이 있었던 LED 제품을 타일처럼 탈부착형으로 만들어 공간 활용 및 비용 절감 부문에서 개선된 제품이다.

제품을 단말기 위에 올려 놓으면 디스플레이 위에 제품 정보가 뜨는 020 커넥터도 비치돼 있었다. 제조 과정에서 제품 포장지에 칩을 심어 단말기가 해당 제품의 정보를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020 커넥터는 현재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뷰티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용화 돼 쓰이고 있는 기술이다.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외국인들이 해당 상품을 매장 내 비치돼 있는 단말기 위에 올려놓으면 중국어, 일본어 등 다양한 외국어 서비스로 상품 정보를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매대 사이사이에는 프로모션용 LED 사이니지(스트레치 바 LED)를 볼 수 있었다.

이 사이니지가 제품 할인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안내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굳이 직원을 찾지 않고도 편리하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무인(無人) 매장화'를 돕고 있었다.

스트레치 바 LED를 통해 동영상 광고를 제공하고 바코드 인지를 통한 상품 정보가 표출됐다. NFC 태그 인식을 통해 상품 정보를 안내하고 외국어도 지원한다.

벽면에는 첨단 VMD용 비전형 LED가 부착돼 있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오프라인 유통 매장 한 자리에 차지하고 있는 대형 트리대신 벽에 붙어 있는 LED에 트리를 집어넣었다.

안드로이드 기반 기기에서 실시간 무선 스트리밍으로 동영상을 화면 분할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정점은 스마트 모션센서였다. 계산대에 서 있는 점원 뒤 매대에 있는 제품들을 이용객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렌즈가 달려 있는 셋톱박스가 손가락과 눈의 각도를 인식해 해당 제품의 정보를 모니터에 띄워준다.

사용자가 가리키는 위치와 동작을 알아내는 가상터치 제스처 기술이 적용됐다. 화면의 제품 이미지나 정보를 선택해 정보 탐색 및 구매를 유도했다.

약 7~8cm 간격을 두고 두 줄로 비치돼 있는 8개의 제품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렌즈가 정확히 인식해 정보를 안내했다.

이밖에 다누리 매장 천장에는 소비자들의 동선을 히트맵으로 파악할 수 있는 어안렌즈가 장착돼 있었다.

일별 혹은 월별로 히트맵을 분석해 매장 내에서 소비자들이 어디에 오래 머무르는지, 그 지역이 실제 매출과 연결되는지 등을 파악해 향후 매대 위치와 동선을 개선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영상] 서울시청 지하 1층엔 첨단 IT 기술이 모여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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