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상한가 직행
작년 인도네시아 증권사 인수
현지 IB사업 집중 성과
[ 강영연 기자 ]
신한금융투자가 인도네시아 2위 아이스크림 제조업체인 캄피나 기업공개(IPO)를 주관해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시켰다. 이 회사에 ‘러브콜’을 보낸 지 1년 반 만에 거둔 성과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투자은행(IB)사업에 역량을 집중한 게 성과로 이어졌다는 게 신한금융투자의 설명이다.
◆뜨거운 투자열기
신한금융투자 인도네시아 법인은 캄피나의 IPO를 주관해 지난 19일 현지 증시에 상장시켰다. 한국 증권사가 해외 기업을 현지 증시에 상장시키는 데 성공한 건 옛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이 2012년 캄보디아 국영기업 프놈수도공사를 상장시킨 데 이어 두 번째다. 캄피나의 공모금액은 2920억루피아(약 260억원)다.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50%)까지 상승 마감하는 등 투자열기가 뜨거웠다고 신한금융투자는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공식 법인 설립 이전이었던 작년 6월 캄피나에 IPO를 처음으로 제안했다. 처음에 캄피나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글로벌 IB들이 상장 주관을 맡기 위해 줄을 서 있다”며 신한금융투자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는 끈질기게 매달렸다. 캄피나 오너가 중국계란 걸 알고 난 이후엔 이 회사와의 회의 자리에 화교 출신인 빈센트 신한금융투자 인도네시아 감사를 늘 참석시켰다. 캄피나의 장기 성장 계획을 담은 제안서도 몇 번을 다시 썼다. 한 이사는 “신한은행, 신한카드 등 현지에 진출한 다른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는 한편 상장 후 장기 성장전략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게 오너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현지 IB 경쟁력 강화
신한금융투자는 작년 12월 인도네시아 증권사인 마킨타증권 지분 99%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법인을 세웠다. 인수 준비 단계부터 IB부문을 강화할 수 있는 증권사를 ‘타깃’으로 물색했다. 마킨타증권은 115개 인도네시아 증권사 가운데 중위권 정도의 규모지만, 중견·중소기업 IPO 등 IB부문에서는 10위권으로 알려졌다.
한복희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장은 “위탁매매(브로커리지)보다 IB사업을 인도네시아의 핵심사업으로 육성 중”이라며 “인수합병(M&A) 등 IB 분야에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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