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 등 민간부문 활성화
[ 박상익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에서 탈피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19일(현지시간) 2018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석유의존도를 50% 수준까지 낮추겠다”며 “이를 위한 12개 프로그램이 ‘비전 2030’ 프로그램 안에서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내년 재정수입을 올해보다 12.6% 증가한 7830억리얄(약 226조원)로 책정하고 지출은 올해 대비 9.9% 늘어난 9780억리얄로 잡았다. 재정적자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재정수입 가운데 석유 부문 비중은 올해와 비슷한 63%(4920억리얄)다.
사우디의 이번 예산안은 경제구조 변화와 민영화로 요약된다. 대표적인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정부 세입의 87%, 수출 이익 90%, 국내총생산(GDP)의 42%를 석유가 차지하고 있다. 경제개발위원회 의장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사진)는 이날 “국민 삶의 질 향상은 경제구조를 다변화하고 재정 안정을 달성하는 정부 노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 부문 활성화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재정안정성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무함마드 압둘라 알자딘 재무장관도 “민영화를 연구하는 특별기구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관광산업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관광비자 발급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사우디는 그간 걸프 지역 국가 등 매우 제한적인 곳 외에는 관광 목적의 입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았다. 비자가 있어도 정부가 지정한 여행사와 호텔을 이용해야 했다. 술탄 빈살만 관광·유산위원장은 “현재 관련 법규와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며 “사우디는 석유만 파는 나라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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