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삐삑…(얼굴을 화면에 비춘다)철컹~".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에 있는 베이징사범대학 학부 여학생 기숙사에 '안면인식'이 가능한 출입 기계가 깜짝 등장했습니다. 대학생 A씨는 기숙사 앞에 설치된 긴 모양의 기계 앞에 다가선지 불과 5초만에 바로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요. 신기술이 도입된 이 대학 기숙사 출입 시스템은 현지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베이징사범대는 올해 기숙사에 세로 170㎝ 길이의 안면인식 출입 장비를 도입했습니다. 사용방법은 세 가지나 됩니다. 학생증을 기계에 갖다 댄 후 안면인식을 하거나 학생증 없이 학생증 비밀번호만 입력하고 안면인식을 하면 됩니다. 음성인식도 가능해 학생증 없이 이름만 외친 후 안면인식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기계가 26종의 중국 방언을 식별해 낼 수 있다고 하니 놀랍기까지 하네요. 학교 측에 따르면 올해 기숙사 19개동에 총 44대 안면 인식 장비를 도입했습니다. 총 1만8000명의 기숙사생이 이 기계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학생증을 잃어버리더라도 도용 걱정이 없다"며 만족해하는 반응입니다.
최근 중국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한 각종 기계들이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 기숙사 출입부터 대학 도서관, 식당, 지하철 개찰구, 공중화장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일상생활 속 안면인식 기술이 폭 넓게 도입되고 있습니다.
특히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기업들이 선도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 각종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기존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에서 얼굴인식 시스템으로 결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알리바바는 지난 9월 중국 항저우 KFC에서 얼굴인식을 사용한 '스마일 투 페이(Smile to Pay)'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2015년 3월 독일 '전자통신박람회(CeBIT)2015'에서 처음 언급한 이후 2년여 만이죠.
이 서비스는 식당 앞 기계에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고 안면인식을 진행한 다음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기만 하면 됩니다. 미리 등록해 놓은 얼굴 사진과 기계에 찍힌 얼굴을 비교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데, 가발을 쓰거나 짙은 화장을 해도 인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알리바바는 또 이번달 지하철 개찰구를 안면인식으로 통과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안면인식 기술이 도입된 스크린이 승객의 얼굴을 스캔해 결제를 진행하면 개찰구가 자동으로 열립니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 최대 상업은행 중 하나인 초상은행 역시 안면인식 서비스를 ATM에 도입했습니다. ATM 내 선택메뉴 중 안면인식 출금 시스템을 선택하고 안면인식을 진행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현금 인출할 수 있습니다. 카드를 따로 넣지 않아도 인출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게 현지인들의 반응입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초상은행의 안면인식 ATM은 전국 106개 도시에 약 1000대가 설치됐다고 합니다. 초상은행뿐 아니라 농업은행, 건설은행 등 다른 은행도 역시 도입한 상태라고 합니다.
안면인식의 최대 장점은 '간편함'이죠. 카메라만 있으면 순식간에 본인 확인이 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니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안면인식 기술 적용 분야는 더 넓어질 것 같네요. 기숙사, 식당, 은행 이외에도 중국에서는 시험 응시생을 판별하는데 사용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중국 첸잔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안면인식시장 규모는 2016년 이미 10억위안(약 1647억원)을 넘어섰으며, 2021년에는 51억위안 규모(약 8400억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합니다.
애플, 페이스북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IT 기업들도 이미 안면인식 기술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7에 처음으로 홍채인식 기능을 탑재했죠. 안면인식 기술을 둘러싼 각축전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요?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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