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정락 기자 ] 애플이 배터리가 노후화한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인위적으로 제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아이폰이 갑작스럽게 꺼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일부 인정했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애플이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사용자들이 불필요하게 기기를 교체하게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20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아이폰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잔량이 적거나 주변 온도가 내려갈 때 전력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다”며 “이 경우 아이폰이 예기치 못하게 꺼지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언급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배터리가 노후화해 수명이 줄거나 주변 기온이 내려가면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성능을 제한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AP는 통신 속도뿐만 아니라 각종 앱(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에 관여하는 부품이다. AP 성능이 제한되면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속도가 느려지는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애플은 “아이폰6, 아이폰6S, 아이폰SE, 아이폰7 등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시행했다”며 “앞으로 다른 제품에도 추가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아이폰 성능을 의도적으로 제한했다는 의혹은 지난 9일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에서 처음 제기됐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레딧에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면서 스마트폰 처리 속도가 느려졌다”는 글을 속속 올렸다.
한 사용자는 “최근 몇 주 사이에 아이폰6S의 속도가 급격하게 느려져 수차례 업데이트를 해봤는데도 마찬가지였다”며 “그런데 배터리를 새것으로 교체한 뒤 성능을 확인했더니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배터리 노후가 스마트폰 성능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데도 신형 기기로 교체하게끔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테스트 사이트인 긱벤치의 창업자 존 풀은 “아이폰이 느려졌을 때는 기기를 교체하는 것보다 배터리를 교체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애플이 아이폰 성능을 고려해 업데이트할 수도 있지만 좀 더 투명하게 공개했어야 했다”며 “사용자들에게 배터리 교체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X(텐)도 품질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아이폰X은 추운 곳에서 갑자기 ‘먹통’이 된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면에 ‘녹색 세로줄’이 생기는 현상이 발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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