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재산세 도입… 고삐 풀린 집값 잡는다

입력 2017-12-21 20:04  

2019년 입법…거래세는 낮추기로


[ 베이징=강동균 기자 ] 중국 정부가 부동산에 재산세(보유세)를 부과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투기 수요를 막아 부동산 시장 거품을 없애고 서민 주택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서란 분석이 나온다.

샤오제 중국 재정부 장관은 20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실린 기고문에서 “당정 지도부가 부동산 재산세 도입에 의견 일치를 이뤘다”며 “2019년까지 이와 관련한 모든 입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오 장관은 “산업용 및 상업용 부동산과 개인 주택에 감정가를 기준으로 재산세를 매기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대신 신축 건물에 부과하는 세금과 거래세는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선 부동산 거래세만 있을 뿐 재산세는 없다. 2011년 상하이와 충칭에 재산세를 시범 도입했지만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지 않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내외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에 재산세를 전면 도입할 것을 권고해 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지난 10월 열린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연설에서 “집은 거주를 위한 공간이지 투자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해 조만간 부동산 재산세 도입에 나설 것임을 내비쳤다.

부동산에 재산세가 부과되면 다주택자의 투자 심리나 부동산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보유세가 전혀 없다는 점이 무분별한 주택 구입을 부추겨 가격 급등을 불러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재산세 도입의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재산세를 시범 도입한 상하이나 충칭에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재산세 부과에도 상하이 부동산 가격은 최근 2년간 50% 넘게 올랐다. 이 때문에 정부가 재산세를 도입하려는 진짜 이유가 다른 데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재산세가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방정부 재정에 상당한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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