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와 주요국 통화정책
[ 김은정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내년에 북핵 같은 돌발변수가 없다면 글로벌 교역 호조를 바탕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경제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21일 말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다. 한은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8~2.9% 수준으로 보고 있다. 북핵 사태가 없다면 3% 안팎의 성장도 가능하지만, 북핵 위험이 예상보다 커지면 3% 성장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총재는 물가 수준에 대해선 “물가상승률이 지금 1%대 중반이지만 목표 수준인 2%에 점진적으로 수렴·근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경기 판단을 근거로 한은이 지난달 말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1.50%로 인상했다는 설명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 총재가 내년에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추가 금리 인상의 주요 결정 요인인 경기와 물가에 긍정적인 판단을 내렸다는 점에서다. 다만 추가 인상 속도는 빠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다수의 금통위원은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내년 한국 경제의 변수로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꼽았다. 이 총재는 “글로벌 시장에서 보호무역 움직임이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관련된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고 말했다. 또 “가계부채 문제, 청년실업, 저출산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내년에도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대체로 동의했다.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서다. 다만 업종별 경기 흐름은 다르게 전망했다.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산업은 신(新)성장 산업 투자와 수요 확대 등을 감안할 때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산업은 보호무역주의 심화와 엔저(低) 장기화에 따른 일본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성장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참석자들은 골디락스(goldilocks·완만한 경제성장과 저물가) 상황이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지만 가계부채 등 금융 불균형이 누적된 상태를 고려해 거시정책을 조화롭게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간담회에는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장,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장, 박홍재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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