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징역 4년을 선고받았지만 건강 문제로 법정구속을 피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이날 신 총괄회장에 대해 배임과 횡령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올해 95세의 고령인 신 총괄회장은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지해 이동할 뿐 아니라 중증 치매까지 앓고 있어 주변의 도움 없이는 몸을 제대로 가누기 힘든 상황이다.
법원은 유죄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상 정상적인 수감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신 총괄회장은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롯데그룹을 이끌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2015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이후 급격하게 추락했다.
지난 6월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배제됐으며, 8월에는 롯데 계열사 중 마지막까지 등기임원 직위를 유지하던 롯데알미늄 이사에서도 물러났다.
경영권 갈등 속에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문제가 드러났고, 중증 치매 증세로 법정후견인의 도움을 받고 있다.
함께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롯데 전현직 경영진에 대해선 대부분 무죄 판결이 났다.
채정병 전 롯데그룹 정책본부 지원실장(사장)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과 소진세 롯데사회공헌위원장,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은 무죄를 받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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