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공소장 네 차례 변경… '끼워맞추기 수사' 논란 자초한 특검

입력 2017-12-25 18:22  

막판 제3자 뇌물죄 예비적 추가
확실한 증거 없이 '걸려봐라' 식
"추가 독대"도 사실관계 불분명



[ 고윤상 기자 ] 검찰 출신 변호사들은 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과 다른 진실을 마주했을 때의 고통을 알고 있다. 공소사실이 곧 실체적 진실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믿음이 깨졌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검사들 스스로 겸손을 배우고 진실 존중의 태도를 갖게 된다고 한다. 세상 다반사가 ‘라쇼몽(진실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태)’이라는 교훈도 얻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죄 재판’이 27일 결심을 앞두고 있다. 특검은 결심 닷새 전인 지난 22일 네 번째 공소장 변경 신청을 했다. 승마 지원 혐의에 제3자 뇌물죄를 예비적으로 추가하는 내용이다. 마지막까지 공소장 변경을 하는 특검을 바라보는 법조계 시선은 싸늘하다. 특검이 진실 규명을 제대로 하지도 못한 채 ‘끼워 맞추기 식’ 공판 진행을 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예비적 범죄 사실 추가는 단순뇌물죄가 유죄가 아니면 제3자 뇌물죄로라도 봐달라는 내용이다.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하려면 ‘부정한 청탁’이 입증돼야 한다. 단순뇌물죄는 ‘박근혜 전 대통령-최순실 씨’가 한 몸이라는 증거가 필요하다.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뭐라도 하나 걸려봐라’는 식이다.

‘추가 독대’를 주장한 지난 20일 특검의 세 번째 공소장 변경도 명확하지 않은 사실관계를 기초로 해 논란을 일으켰다.

특검이 재판부에 유죄를 읍소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독대가 한 차례 더 늘어났으니 제3자 뇌물죄 적용에 필요한 ‘부정한 청탁’을 인정해 달라는 외침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1심도 아니고 이제 와서 예비적 추가를 한다는 건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지적했다. 편법과 압박을 오가는 특검의 가벼운 처신은 스스로도 진실이 무엇인지 몰라 혼란스럽다는 자기 모순을 고백하는 듯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체적 진실은 우리도 모르겠으니 법원이 알아서 판단해 달라는 떠넘기기로 오해받을 만하다는 지적이다.

경제적인 이슈를 정치적인 시각으로 접근한 데 따른 어쩔 수 없는 혼란의 성격이 크다. 특검 수사에 도움을 주고 적잖은 영향을 미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식의 ‘반(反)기업적’ 세계관에 과도하게 기댄 결과다. 김상조식 경제관의 틀 속에서 삼성의 모든 행동은 ‘이재용의 이익’을 향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 속 여러 사건들의 방향은 제각각이다. 삼성생명의 지주사 전환만 봐도 이 부회장 이익은 아니다. 1심 재판부가 ‘개별적 현안’에 대해 부정한 청탁성을 인정하지 못한 이유기도 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솔로몬의 지혜로 이 라쇼몽을 끝낼 수 있을까.

고윤상 지식사회부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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