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농협맨…영업의 달인
도시·농촌 상생상품 구상
[ 김순신 기자 ] 이대훈 전 농협상호금융 대표(사진)가 차기 농협은행장으로 사실상 낙점됐다.
농협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지난 22일 열린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승인 및 취업제한 여부 확인 심사를 통과했다”고 25일 말했다. 농협중앙회는 공직유관기관으로 농협중앙회 임원은 다른 회사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선 취업심사를 받아야 한다. 농협상호금융은 농협중앙회 소속이어서 이 전 대표가 농협은행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취업심사가 필수다.
농협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농협은행에서 취업예정확인서를 받았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농협은행장에 내정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은 26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농협은행장 후보로 이 전 대표를 단독 추천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2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차기 농협은행장에 취임한다. 농협금융은 농협생명, 농협손보, 농협캐피탈의 최고경영자(CEO) 후보도 같은 과정을 거쳐 결정한다.
이 내정자는 1960년 경기 포천 출신으로 동남종합고와 농협대를 졸업한 뒤 1981년 지역농협인 포천농협에 입사했다. 농협은행에서 프로젝트금융부장, 경기영업본부장, 서울영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지역영업본부장으로서 뛰어난 영업실적을 올렸으며 상호금융 대표 때는 연체율을 대폭 낮춰 건전성을 개선했다.
이 내정자가 작년 말 상호금융 대표로 발탁됐을 때도 농협 인사 중 가장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농협은행 부행장(상무급) 등을 거치지 않고 본부장에서 대표로 바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상무급을 거치지 않은 상호금융 대표는 그가 처음이다.
이 내정자는 행장으로 취임하면 도시민과 농민이 상생할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상호금융에서 도시민과 농민의 상생 상품인 ‘행복이음패키지’를 선보여 넉 달 만에 10조원어치를 판매했다. 이 상품은 고객이 상품에 가입하면 농·축협과 상호금융이 ‘아름다운동행기금’을 출연한다. 기금 규모에 따라 ‘행복이음목돈플러스적금’에 가입한 농업인에게 최대 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이 내정자는 “농민 협동조합인 농협이라는 큰 테두리가 있어야 농협은행도 존재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사랑하는 농협이 되기 위해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내부혁신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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