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킹'(거리공연) 열리면 상권도 뜬다"

입력 2017-12-26 00:00  



(조수영 건설부동산부 기자) “뜨는 상권을 찾으려면 거리공연(버스킹)이 열리는 곳을 찾아라.”

K팝이 세계적으로 뜨거운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도 대중음악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문화, 특히 음악이라는 소프트파워가 뒷받침되면서 부동산 가치가 함께 오르는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부동산의 가치가 오르기 위해서는 음악, 미술 등 문화가 덧입혀져 부가가치가 창출돼야 한다”며 “특히 대중음악과 결합될때 폭발성이 커진다”고 말했습니다. ‘물 좋은 곳’, ‘놀기 좋은 곳’으로 알려지면 곳곳에서 젊은이의 발길이 몰리고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상권에 생기가 돌게된다는 설명이지요. “젊은이들이 몰리기 시작하는 사인이 바로 거리공연”이라고 박 대표는 강조했습니다.

대구에는 ‘김광석 거리’가 있습니다. 중구 방천시장 일대는 고(故) 김광석씨가 서울로 이사가기 전 5살까지 살던 곳입니다. 활력을 잃어가던 재래시장에 김광석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리면서 전통시장과 예술이 함께하는 대구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됐습니다. 2011년 김광석 15주기 추모사진전과 추모콘서트를 시작으로 해마다 김광석 노래 부르기 대회가 열리고 사랑의 자물쇠, 예술품 판매 등 각종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주말이면 하루 5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고 있습니다.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건물 가치도 뛰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곳곳에서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이 이어지고 3.3㎡에 300만원이 채 안되던 골목 서쪽 샛길 주변 땅은 지금 1000만원을 웃돈다”고 말했습니다.

젊은이들의 대표 상권을 홍대에 내어주고 활력을 잃어가던 신촌이 최근 되살아난 배경에도 음악이 있습니다. 쇠락하던 신촌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지하철 2호선 신촌역과 연세대 정문을 잇는 연세로가 대중교통전용지구로 탈바꿈하면서 이 일대가 길거리 공연장으로 변신했습니다. 주말이면 곳곳에서 거리의 음악가들의 버스킹 공연을 볼 수 있지요. 연세대 정문 앞 옛 지하보도 역시 지상에 횡단보도가 생기면서 용도폐기된 죽은 공간이었지만 창작지원센터, 일명 ‘독수리 아지트’로 재단장하면서 공연이 열리고 있습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신촌 상권의 임대료는 1㎡당 3만6500만원으로, 20대 소비층의 접근성이 좋은 엔터테인먼트 업종 위주로 점포들이 잇달아 들어서는 추세입니다.

서울 동북부의 베드타운 도봉구 창동에는 영국의 ‘박스파크’를 본뜬 ‘플랫폼 창동 61’이 젊은이들의 발길을 끌고있습니다. ‘음악·푸드·패션 콘텐츠가 한데 어우러진 트렌디한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며 지난해 4월 문을 열었습니다.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공연장인 ‘레드박스’를 중심으로 콘서트가 연달아 열리고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 밴드‘잠비나이’ 등 뮤지션이 입주해 음악작업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갤러리510’에서는 다양한 전시도 이어집니다. 서울시가 창동·상계일대를 동북권의 경제·문화 중심지로 개발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육성중인 도시재생 사업입니다. (끝) /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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