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폭탄 맞은 '낙폭과대주'에 큰손 다시 몰릴까

입력 2017-12-26 17:38  

"내년 주식양도세 피하자"… 개인, 이틀간 3조 순매도 사상최대

26일 기준 대주주 요건 확정
'큰손' 집중적으로 물량 내놔
"연초 '주식쇼핑' 재개 가능성"

셀트리온·원익QnC 등 낙폭과대 실적개선주 관심



[ 조진형/홍윤정 기자 ] 개인 ‘큰손’들이 이틀간 3조원에 달하는 ‘매물 폭탄’을 쏟아냈다. 지난 2주 동안 순매도 금액은 약 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년 연말이면 주식양도세 회피 매물이 쏟아졌지만 올해는 사상 최대 규모다. 내년부터 주식양도세를 내야 하는 ‘대주주 요건’이 강화될 예정이어서 이를 비껴가기 위한 매도 주문이 집중된 탓이다. 올해 증시 활황세 속에서 큰손들이 주식 거래를 대거 늘린 점도 연말 매도 규모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큰손들이 일시적으로 팔았던 주식을 다시 쓸어담는 ‘쇼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매물이 쏟아지면서 수급이 꼬인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주간 5.6조원 내다 판 개인

개인투자자들은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8944억원, 코스닥시장에서 6135억원 등 1조507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 순매도 규모로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직전 거래일이었던 지난 22일에는 1조513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2011년 12월1일(1조6266억원) 이후 최대 규모였다. 연말 주식양도세 부과 기준 확정일(26일)을 앞두고 세금 회피 매물이 이틀간 3조원어치 쏟아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대주주 요건을 피하려면 폐장(28일) 2거래일 전까지 보유 주식을 줄여야 한다.

큰손들은 지난 13일부터 집중적으로 주식을 내다팔기 시작했다. 지난 2주간 순매도 규모는 유가증권시장 3조7536억원, 코스닥시장 1조8539억원 등 5조607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5445억원)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올해 말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특정 종목의 지분을 1%(코스닥시장은 2%) 이상 또는 일정 금액(시가총액 15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내년 4월 이후 주식을 매도할 때 양도세를 물어야 한다. 종전 유가증권시장 지분 ‘1% 이상 또는 25억원 이상’, 코스닥시장 지분 ‘2% 이상 또는 20억원 이상’ 기준이 대폭 강화된다. 황선미 NH투자증권 세무사는 “올해 말 기준으로 대주주 기준을 정하기 때문에 최근 큰손 매물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큰손들은 올해 강세장에 맞춰 시장에 대거 뛰어들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1억원 이상 주문은 한 달 평균 1만190건(이달 20일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26.7% 증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의 1억원 이상 주식거래는 한 달 평균 7088건에 달해 23.61% 늘었다. 김현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도 늘어나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려는 개인 큰손들의 매물이 더 증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원익QnC 등 주목

증시 전문가들은 큰손들이 올해 배당락일(27일)부터 증시에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대주주 양도차익 과세 회피 목적으로 배당락일 이전 보유 주식을 매도한 투자자가 주식을 다시 사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개인들은 지난해에도 배당락 이후 2주 동안 1조355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으로 수급이 꼬였던 중소형주의 연말 주가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낙폭이 큰 종목 가운데 실적이 개선되는 종목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지난 13일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개인 순매도가 집중된 종목은 셀트리온(순매도 금액 5265억원) 신라젠(1211억원) 원익QnC(970억원) 등이었다. 이 중 셀트리온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7062억원으로 올해 전망치(4916억원)보다 43.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원익QnC(영업이익 증가율 25.7%), 제이콘텐트리(31.5%) 등도 내년 영업이익이 늘어날 종목으로 꼽혔다.

조진형/홍윤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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