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고가에도 성능 불만족
글로벌 증권사들 내년 전망 하향
"1분기 판매량 1000만대 줄 것"
고의로 아이폰 성능 제한한 애플
미국 이어 이스라엘서도 집단 소송
[ 안정락 기자 ]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 제한 논란으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아이폰 10주년 모델인 아이폰X(텐)의 판매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아이폰X이 150만원 안팎의 비싼 몸값에도 그다지 혁신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퍼지면서 글로벌 증권사들이 내년 판매량 예상치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아이폰의 성공 신화가 내리막을 걷는 것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온다.
◆아이폰X 판매 전망 ‘먹구름’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노링크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내년 1분기 아이폰X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보다 1000만 대 적은 3500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시노링크증권은 “시장에서 아이폰X의 높은 가격 때문에 수요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정보업체인 JL워런캐피털도 지난 22일 아이폰X의 올 4분기 출하량이 3000만 대였으나 내년 1분기에는 2500만 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폰X의 가격이 비싸지만 흥미를 끌 만한 혁신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아이폰 1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아이폰X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도 성능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실망감이 퍼졌다.
아이폰X은 품질 논란도 빚고 있다. 추운 곳에서 갑자기 ‘먹통’이 된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면에 ‘녹색 세로줄’이 생기는 현상도 발생했다. 내구성과 배터리 수명 등도 다른 기기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플이 자체적으로 내년 판매량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는 25일 애플이 내년 1분기 아이폰X 판매량 전망치를 5000만 대에서 3000만 대로 축소했다고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애플 주가 전망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주 노무라그룹 산하 투자정보업체 인스티넷은 애플 투자 등급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아이폰X의 매출을 포함한 호재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미국·이스라엘에서 잇단 소송
애플이 지난 20일 공식 성명을 통해 배터리가 노후화한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일부 제한했다고 인정한 것과 관련해 소비자들의 반발도 세계 각지로 퍼지고 있다. 며칠 새 미국에서만 4건의 집단소송이 제기됐고, 이스라엘 소비자들도 소송에 가세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25일 아이폰 이용자 2명이 애플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텔아비브 법원에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소비자들은 “애플이 소비자보호법을 어기면서 고객을 기만했다”며 “배터리를 바꾸면 아이폰 성능이 개선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신형 아이폰을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집단소송은 원고가 승소하면 다른 피해자도 별도의 소송 없이 배상받을 수 있는 제도다. 따라서 연쇄적인 집단소송 가운데 한 곳에서라도 배상 판결이 나면 애플에는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애플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애플의 ‘비밀주의’에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애플이 아이폰 성능을 고려해 업데이트할 수도 있었지만 좀 더 투명하게 공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9월 애플은 아이폰8을 출시한 직후 세계 곳곳에서 “배터리가 부풀어 오른다”는 신고를 받았다. 하지만 애플은 10월 초에야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고, 현재까지도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애플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위기에 처했다”며 “소비자들의 충성과 긍정적 인식 위에 세워진 애플에 치명적인 일”이라고 보도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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